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됐지만, 사용감과 체감이 중요한 제품군에서는 오프라인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음식·숙박·여가 등 서비스 관련 지출 비중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상품 구매보다 경험과 체험 중심 소비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소비 트렌드 분석에서 “상품 구매보다 체험·여가 중심 소비가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사·혼수 시즌을 앞두고 매트리스, 안마의자, 프리미엄 가전처럼 ‘몸으로 느껴야 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체험형 매장이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다.
가전·가구 시장의 구매 기준은 이미 달라졌다.
과거에는 가격과 스펙 비교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내 공간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를 ‘체감 소비’라고 부른다. 단순 기능 비교를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경험이 구매를 좌우하는 구조다.
특히 매트리스와 안마의자처럼 착와감이나 마사지 강도가 개인별로 크게 다른 제품은 온라인 정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는 “한 번은 직접 써보고 결정한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오프라인 전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웨이다. 코웨이는 체험형 매장 ‘코웨이갤러리’를 통해 단순 전시를 넘어 제품을 실제 생활처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매장을 재구성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같은 환경가전뿐 아니라 비렉스 매트리스와 안마가전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사용해보고 사는 구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코웨이는 2021년 서울 논현동 1호점을 시작으로 체험형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해왔으며, 최근에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중심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비슷한 전략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체험 공간을 통해 주방과 거실을 실제처럼 구현한 쇼룸을 확대하고 있다.
시몬스는 ‘시몬스 테라스’ 등을 통해 카페와 전시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매장을 진화시켰다.
에이스침대 역시 체험 중심 매장을 강화하며 고객이 직접 누워보고 선택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경험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 변화의 핵심은 온라인이 채워주지 못하는 ‘감각 정보’다.
매트리스의 압력 분산, 안마의자의 마사지 리듬, 공기청정기의 소음과 공기 흐름 등은 사진이나 영상만으로는 전달이 어렵다.
여기에 프리미엄 소비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제품 가격이 높아질수록 실패 비용이 커지면서, 구매 전 체험하려는 성향이 더 강해진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충분한 정보를 확인한 뒤에도 마지막 단계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진열하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구매를 확정하는 ‘결정 공간’으로 기능이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미 충분한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매장을 찾는다. 그럼에도 오프라인을 찾는 이유는 단순하다.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확신은 스펙표가 아니라, 직접 누워보고 눌러본 순간에서 만들어진다. 온라인으로 시작된 구매 여정이 결국 ‘체험’에서 마무리되는 구조. 가전·가구 시장의 중심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