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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염전 10년 노동착취 사건’…염전주 결국 ‘실형’·공범은 ‘집유’로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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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의 한 염전 모습. 사진=세계일보 사진DB
전남 신안군의 한 염전 모습. 사진=세계일보 사진DB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무려 10년간 노동력을 착취한 신안의 염전 업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반면 공범들은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3단독 최현중 부장판사는 22일 준사기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번 재판에는 공범인 친동생 B씨와 요양병원 관계자 C씨, 수사 무마 명목으로 A씨로부터 1050만원을 챙긴 D(62)씨도 함께 넘겨졌다.

 

B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C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D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A씨는 2014년 4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전남 신안군의 염전에서 지적장애인 피해자(65)를 부리고 인건비 9600만원 이상을 착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의 통장에 비정기적으로 돈을 입금하고 정상적인 임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사를 피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임금을 준 것처럼 보이게 했을 뿐, 친동생인 B(58)씨가 피해자 통장을 사용하게 했다.

 

중증도 지적장애의 피해자는 스스로 예금을 입·출금하지 못했다.

 

B씨는 피해자에게 숙소를 임대한 것처럼 꾸며 보증금 명목으로 4500만원을 빼돌렸고, 이 돈을 주식 투자 등 개인적으로 사용하다가 사건이 불거지자 다시 입금했다.

 

이들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다 2023년 염전 노동 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는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요양병원 관계자 C(63)씨도 피해자의 통장을 마음대로 사용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부동산 임대업을 겸업한 C씨는 요양병원 인근의 단칸방 보증금 명목으로 9000만원을 빼돌렸다.

 

또 피해자 통장에 있던 현금을 인출했다가 채워 넣는 방식으로 6차례에 걸쳐 2000여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에 취약하고 스스로 그 피해를 인식하거나 호소하기조차 어려운 장애인의 재산을 편취해왔다”며 “범행 기간과 반복성, 이익 규모 등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안에서 발생한 염전 강제노동 사건은 반복된 구조적 인권침해 사례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신안군 염전에서 벌어진 강제노동 사건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4년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이른바 ‘신안 염전 노예사건’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노동 착취와 감금, 폭행이 이루어진 충격적인 사례로,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사건의 피해자들이 주로 지적·시각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공분을 불렀다.

 

이들은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일자리를 소개받는 과정에서 섬 지역 염전으로 유입됐고, 이후 외부와 단절된 채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노동을 강요받았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거의 지급되지 않았으며, 탈출을 시도할 경우 폭행과 협박이 뒤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외부로 몰래 편지를 보내면서 실마리가 잡혔고, 경찰 수사를 통해 일부 피해자들이 구조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더 충격적이었다.

 

유사한 방식의 노동 착취가 특정 사업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여러 염전에서 관행처럼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가해자에게는 실형이 선고됐지만, 집행유예 등 비교적 낮은 처벌이 내려지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도 일었다.

 

또한 지역 경찰과 업주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며 대규모 인사 조치가 뒤따르기도 했다.

 

문제는 사건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일부 피해자는 과거 조사 당시 존재가 확인됐음에도 제대로 구조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관리·감독의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인권단체들은 염전에서 강제노동 문제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고립된 섬 지역 구조’를 지목한다.

 

외부 접근이 어렵고 주민 간 관계가 밀접한 환경에서 불법 행위가 묵인되기 쉬우며,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관리 부실과 사후 대응 부족 역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염전 노예’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이 사건은 현대 사회에서도 존재하는 인권 사각지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