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단체)에서 서울, 특히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건 언감생심입니다.”(백영태 춘천발레단 예술총감독)
“발레축제는 죽어가던 작품을 심폐소생하듯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김길용 와이즈발레단 단장) 제16회 대한민국 발레축제가 5월1일부터 7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개최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5월 1∼3일)을 필두로 클래식발레의 고전미, 컨템퍼러리발레의 혁신, 한국창작발레의 동시대성을 망라한 총 15편의 발레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지난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해 축제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3억9000만원’이란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축제를 만들기 위한 발레인들의 고군분투가 뜻하지 않게 화제가 됐다. 국립발레단 간판스타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축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주원(사진)은 “지난해도 예산 얘기로 시작했는데 올해도 예산 얘기를 하는 걸 이해해달라”며 “지금 창작 작업하면서도 계속 여러 연출님께 ‘죄송합니다’를 연발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작품을 올리는 각 발레단은 축제가 지닌 의미를 소중하게 평가했다. 김길용 단장은 “중견 발레단도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공연하기가 너무너무 힘들다. 몇 년 안 된 발레단이나 신진 안무가들은 진입 장벽이 더 높다. 대한민국 발레축제를 통해 1년에 한 번이라도 이 무대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백영태 총감독은 “1회 때부터 참여했다. 풍성한 축제로 자리매김한 게 너무 감사하다”며 “창작 작품을 아무리 열심히 짜더라도 일회성·이회성으로 끝나버린다. 춘천에서 관람버스를 대절하는 ‘대한민국 발레축제 인 춘천’을 5회째 하는데 춘천에도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산하 서울시발레단이 참여하는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민간단체들의 속내를 들은 후 “한 작품 만드는 데도 충분치 않은 예산인데 이걸로 축제를 만드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발레축제가 중단되지 않고 이어올 수 있는 건 발레계 전체의 역량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발레계의 현시점을 볼 수 있는 축제로서 어떤 안무가들이 새로운 안무를 시작하는지, 성장하고 있는지, 발레단들이 어떤 작품을 창작하고 공연하는지를 볼 수 있는 장”이라며 “작은 예산에서 최대의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다들 너무 고민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