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산물이 ‘검역 장벽’을 넘어 동남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산 한우·한돈이 싱가포르로 처음 수출된 데 이어 육류 소비시장 규모가 110억달러(16조2000억원) 규모인 베트남도 검역·위생 협상이 타결돼 수출길이 열렸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 열처리 가금육의 검역·위생 협상이 최종 타결돼 베트남 수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인구 1억명을 돌파한 베트남은 육류 시장 규모가 2020년 77억달러(11조4000억원)에서 2024년 110억달러로 연평균 9.6%씩 성장하는 동남아 핵심 소비시장이다. 빠른 경제성장과 도시화, 식생활 편의성 트렌드가 맞물려 육가공품 소비가 급증하자 농식품부는 가금육으로 만든 햄, 소시지, 삼계탕, 너깃 등 다양한 육가공품의 수출을 위해 검역·위생 협상을 2017년부터 진행해 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출 전망은 밝다”며 “열처리 가금육 수출 협상 타결과 함께 동물 위생 및 검역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다른 품목에 대한 수출 협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수출이 가능해진 국내 가공장은 2곳이다.
축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상대국과 수년간 검역·위생 조건을 협의해 온 농식품부는 최근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제주산 한우·한돈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와의 검역협상이 타결되면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현지에 유통됐다. 2018년부터 축산물 수출을 위한 검역·위생 조건 협상을 진행해 왔던 싱가포르는 수출 개시 한 달여 만에 한우 2위 수출국이 됐다. 국가 간 검역·위생 협상은 길게는 20년 이상 걸릴 정도로 까다롭다. 싱가포르는 축산물 수입 기준이 엄격한 국가 중 하나로, 우리 축산물의 검역과 위생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싱가포르는 우리 축산물의 생산·위생 관리 체계와 가축전염병 위험 여부를 과학적으로 평가했고, 농식품부가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수출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농업장관 면담과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제주도의 구제역 청정지위를 인정받았고, 싱가포르 검역당국의 현지 실사까지 거치며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수출국 확대로 한우·한돈에 대한 해외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2월까지 쇠고기 수출 물량은 16t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3% 증가했고, 돼지고기 역시 29t으로 지난해보다 221%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축산물뿐 아니라 과실류 수출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품목은 포도다. 지난해 포도 수출 물량은 9800t으로 전년(4789t)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8개국과 검역협상이 타결돼 있는 포도는 동남아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과실류는 검역협상과 별개로 재배지 검역, 실험실 정밀 검역 등 상대국의 검역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수출이 까다로운 품목 중 하나다. 농식품부는 페루에 포도, 칠레에 파프리카, 중국·인도네시아에 한우 등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품목 12개를 중점 추진 품목으로 선정하고 검역협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에 협상이 타결된 베트남 수출에 이어 K푸드가 세계 각국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