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올랐는데 왜 줄었지.”
출근길 지하철 안. 모바일 급여 명세서를 확인하던 직장인 김모(38) 씨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월급은 올랐는데, 통장에 찍힌 실수령액은 오히려 줄어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4월에 한 번 몰아서 반영된 ‘건강보험료 정산’이었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5년 귀속 보수 변동을 반영한 결과, 전체 직장가입자 1671만명 중 62%인 1035만명이 평균 21만9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즉, 직장인 10명 중 6명이 4월에 ‘추가 부담’을 맞은 셈이다.
연봉이 오른 대가가 고스란히 4월 실수령액 감소로 이어진 구조다. 반대로 보수가 줄어 환급받는 인원은 약 335만명으로 1인당 평균 11만5000원 수준이며, 나머지 281만명은 변동이 없다.
◆왜 월급은 올랐는데 실수령액은 줄었나
문제는 ‘왜 이렇게 많이 빠졌냐’는 체감이다.
건강보험료 연말정산은 전년도 보수 변동 내역을 반영해 실제 부담액을 맞추는 절차다.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등으로 급여가 달라지지만 이를 매달 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우선 기존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한 뒤 다음 해 4월 차액을 한 번에 정산하는 구조다.
임금이 올랐다면 추가 납부가, 줄었다면 환급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올해 전체 추가 정산 규모는 3조70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 증가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실질 임금 상승 체감이 크지 않은 가운데, 건보료 차액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서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주말 외식을 줄이고 장바구니를 비우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A씨는 “매년 4월이면 건보료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느냐는 문의가 반복된다”며 “세금과 4대 보험료를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기대보다 적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급여 명세서를 확인한 뒤 한동안 화면을 넘기지 못했다는 직장인들의 반응도 이어진다.
◆건보료 폭탄, 나눠 낼 수 있다
당장 현금 흐름이 부담되는 직장인이라면 분할납부를 고려할 수 있다.
추가 납부액이 4월 당월 보험료의 100% 이상일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즉, 기존 보험료만큼 추가 금액이 붙는 수준일 때 해당한다.
5월 11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앱이나 지사를 통해 신청하면 최대 12회까지 나눠 낼 수 있다.
올해는 국세청 간이지급명세서를 활용한 자동 정산이 1020만명에게 적용되면서 사업장 행정 부담은 줄었지만, 개인이 체감하는 납부 부담은 그대로 남았다.
이제 남은 건 당장의 지출 관리다. 급여 통장 잔고를 다시 확인한 직장인들은 말없이 5월 신용카드 결제 예정 금액을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