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에 어머니께서 법원에 오시는 걸 보면 눈물이 납니다. 나이 들고 고생하시는 어머님께 큰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교도소에 와서 무섭고 힘이 듭니다. 아버지께서 접견 때 책을 여러 권 주셨는데 앞으로 나쁜 사람들과 절대 안 어울리고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청년이 되겠습니다."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청년들을 꼬드겨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보낸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들이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23일 전주지법 형사12부 재판장인 정현우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례적으로 피고인석에 선 A(34)씨와 B(28)씨가 낸 반성문 일부를 읽었다.
이들 반성문은 A씨와 B씨가 연로하신 어머니와 아버지,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손 글씨로 빼곡히 적어 재판부에 낸 것이다.
정 부장판사는 "저도 어제저녁 늦게까지 반성문을 살펴봤다"며 "이걸 이 자리에서 읽는 이유는 본인들이 직접 쓴 말들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재범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했다.
수의를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재판부의 말을 듣던 A씨와 B씨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타국에서 고생한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는 징역 2년 8개월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24년 12월∼2025년 1월 내국인 2명을 캄보디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한 번만 다녀와도 수천만원을 벌 수 있다"고 20대 청년들을 꼬드겨 통장 개설을 권유하고는 프놈펜 공항에 도착한 피해자들을 범죄 조직원에게 넘겼다.
피해자들이 불법을 눈치채고 캄보디아에 가는 것을 거부할까 봐 출국 전까지 숙소 비용과 밥값을 대신 내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정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를 마치고 A씨에게는 "항소심에서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복역을 마치면 본인이 재판받으면서 낸 반성문을 떠올리길 바란다"며, B씨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므로 오늘 석방되는 데 사회에 나가서도 본인이 했던 말을 잘 새겼으면 한다"면서 이들의 교화를 다시 한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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