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 중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익을 경신했다. 올 초 주식 시장 호황과 시장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과 이자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다. 올해 연간 순이익 6조(KB), 5조(신한)클럽에 입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비은행 기여↑… ‘머니무브’ 위협도 선방
23일 KB금융은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8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율·금리 상승 및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계열사 중심으로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한 데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의 순이익은 34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93.3% 급증했고, KB국민은행도 순이익 1조1010억원으로 7.3% 증가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334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성적보다 2.2% 증가했다.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탈 압력에도 핵심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 노력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돼 안정적 관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순수수료이익(1조3593억원)도 증권 및 은행 자산관리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5.5% 성장했다. 비은행 그룹 수수료이익과 순이익 기여도는 각각 72%, 43% 수준으로 높아졌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전통적 은행 산업에 있어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수익성 극대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며 그룹 전체 펀더멘털이 한층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622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었고, 직전 분기보다는 3배 이상으로 불었다. 신한투자증권(2884억원)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67.4% 치솟았고, 신한은행은 1조1571억원으로 2.6%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3조241억원)은 1년 전보다 5.9% 증가했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대출 자산 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자이익이 늘었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1조1882억원)은 작년보다 26.5%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보험이익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수수료이익은 증권 수탁 수수료와 상품 판매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다”고 전했다.
◆주주환원율 상한 폐지, 자사주 소각
두 그룹은 이날 경영실적과 함께 주주가치 극대화 및 자본시장 선진화 기여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인 ‘신한 밸류업 2.0’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지난해 50.2%로 조기 달성하면서 새 주주환원 목표를 세웠다. 특정 수치를 제시하는 대신 성장률을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로 나눈 수치와 연동해 주주환원율 상한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성장률은 자본 및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목표 ROE가 10%, 성장률이 4∼5%인 경우 예상 주주환원율은 50∼60%다. 성장률이 높아질수록 주주환원율도 높아지는 구조다.
목표 ROE는 기존 10%에서 ‘10% 이상’으로 상향하고, 매년 이사회에서 적정성을 점검해 주주환원 안정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결산배당부터 3년간 비과세 배당을 시작하고, 남는 재원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다. 주당배당금 규모는 매년 10%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B금융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3.8%(1426만주)에 달하는 2조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발표했다. 상법 3차 개정에 맞춘 것으로, 단일 소각 건으로는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의무소각에 대해 1년6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주주가치를 높이고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해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5월에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2가지로, 상법 개정안에 따른 기존 자사주 전량과 2026년 밸류업 프레임워크 등 총 2조9000억원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