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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사 엑소더스’ 뒤숭숭한데… 공소청 공모전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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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앞두고 행사 논란
대구지검 “전문화 목적” 해명
내부 “현안 산더미인데 자괴감”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대구지검이 ‘공소청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자 내부 일각에서 성토가 나오고 있다. 공소청 전환 등 여파로 검사들이 줄줄이 사직하고, 보완수사권마저 박탈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검(검사장 정지영)은 15일부터 24일까지 검사와 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대구지검 공소청 미래 모델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서 단위로 뽑는 지정주제와 개별 지원하는 자유주제 두 분야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다. 지정주제는 ‘직접 설계하는 우리 부서의 미래모습’이며 자유주제는 ‘직접 설계하는 공소청의 미래모습’으로 직제개편, 인력운용 등 분야에서 의견을 받는다.

 

현재까지 다른 지검이나 지청에서 이러한 공모전을 개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지검은 “공소청법이 10월 시행됨에도 세부 사항은 논의되지 않아 업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톱 다운(Top Down)’의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보텀 업(Bottom Up)’ 방식으로 효과적 방안과 지역 특성을 고려한 아이디어를 모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완수사권 존폐를 둘러싼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국회 국정조사 특위와 대장동 수사 검사의 극단적 시도 등으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 같은 자체 공모전 개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올해만 68명의 검사가 옷을 벗어 검찰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지검도 검사 정원 81명 중 48명만 근무하고 있으며 미제사건은 2월 기준 9402건으로 2024년 4593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한 검사는 “포스터 사진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현 상황에서 이런 공모전을 보니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한탄했다. 한 중견급 검사도 “검찰 현안이 산더미인데 현시점에 공모전을 하는 게 황당하다”고 했다.

 

대구지검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구성원들의 동요가 큰 시기에 보완수사권이 없는 것을 전제로 공소청 논의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일부 인력이 중수청 이직을 고민할 텐데 공소청 모델이 전문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공소청을 선택할 여지가 높아져 이를 미리 정립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