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본 후쿠시마현 남부에 있는 육상자위대 시라카와누노비키야마 훈련장. 제44보통과(보병)연대가 전날부터 81㎜ 박격포 훈련을 하던 중 착탄지에서 불이 나 대원 67명이 소화 활동을 벌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발생한 화재는 오후 4시쯤 진압됐지만 5분 뒤 대원 1명이 곰에게 습격을 당했다. 이 대원은 부대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시내 병원을 찾아 팔, 손목 등에 생긴 상처를 꿰맸다. 이곳 연습장에서는 지난해부터 곰 목격 정보가 늘어나 대원들이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휴대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이 다시 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이 민가에 출몰하기 시작해서다.
24일 NHK방송에 따르면 혼슈 북부 아키타현 반달가슴곰 정보시스템에는 올해 224건의 목격 정보가 등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5건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인근 미야기현 반달가슴곰 목격 등 정보집계표에도 전년 동기(32건)의 2.7배인 85건이 등재됐다. 특히 평소 이 시기에는 보기 어려웠던 시가지 출몰이 올해는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키타현의 경우 JR아키타역에서 남서쪽으로 약 5㎞ 떨어진 주택가에 지난 14일 이후 곰 목격 건수가 급증했다. 이 지역 슈퍼마켓은 곰의 매장 내 침입을 막기 위해 자동문인 출입구를 수동으로 전환해 영업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가쿠노다테의 무사 저택 거리 주변에서는 곰을 마주쳤을 때의 대처법을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로도 적은 포스터를 곳곳에 게시해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미야기현에서는 지난 19일 센다이시 주택가에 곰 1마리가 나타나 출동한 경찰과 수렵단체 회원들이 마취총으로 포획하는 일도 있었다.
아키타현, 미야기현과 접한 이와테현 사정도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지난 21일 오전 시와군 야산에서 실종된 주민을 찾던 경찰관이 곰에게 얼굴과 팔을 물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성체로 보이는 곰 1마리를 사살했고, 인근에서 발견된 시신 1구의 신원 확인에 착수했다.
고이케 신스케 도쿄농공대 교수는 “이 시기의 곰은 숲에서 새로 돋아난 잎이나 풀을 먹기 때문에 도심까지 진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게 보통”이라며 “동면에 들어가기 전에 인간 생활권에서 먹이를 찾았던 경험이 있는 곰들이 다시 시가지에 진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환경성 등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전국 곰 출몰 건수는 2월 말 기준으로 약 5만건에 달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 여파가 올 봄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이케 교수는 곰 출몰이 확인됐던 장소는 되도록 접근하지 말고, 산에 갈 때는 베어 벨(곰 쫓는 종)을 달아 인기척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