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이 다시 ‘책 읽는 도시’로 변모했다. 서울시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23일부터 2026년 서울야외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속 열린 공간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이 사업은 올해 ‘세계와 함께 읽는 도서관’을 표방하며 한층 확장된 모습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맞는다.
올해 야외도서관은 광화문 책마당과 책읽는 맑은냇가가 23일 문을 열었고, 책읽는 서울광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상·하반기(4~6월, 9~11월)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며, 계절과 기온에 따라 주간과 야간으로 나뉘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2022년 첫선을 보인 서울야외도서관은 독서와 휴식,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올해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글로벌 독서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청계천 일대를 도보로 이동하며 독서 공간을 체험하는 ‘서울야외도서관 투어’가 대표적이다. 영어 가이드가 동행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청년 파트너들이 참여를 돕는다.
각국의 문화와 도서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행도서관’도 눈길을 끈다. 주한 대사관과 문화원이 참여해 총 14개국이 자국의 책과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외국인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야외도서관의 특징인 문화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됐다. 광화문 책마당에서는 인디·어쿠스틱 공연이 이어지고, 26일에는 야외 영화 상영 프로그램 ‘달빛낭만극장’이 열린다. 상영작은 A.I.로, 도심 속에서 영화와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는 공간 구성과 독서 방식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서울광장에는 파도형 빈백을 도입하고 무대를 독서 공간으로 활용하는 ‘리딩 스테이’를 운영한다. 광화문 책마당에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하프 라운지’를 조성해 야간에는 ‘책봐(bar)’ 형태로 변신한다. 청계천 일대의 책읽는 맑은냇가는 물결 형태의 서가를 배치해 자연과 어우러진 독서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책멍’으로 불리는 집단 몰입 독서 프로그램은 세 거점 모두에서 주 1회로 확대된다. 소음을 차단한 채 독서에 집중하는 ‘사일런트 책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며,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 책에 몰입하는 새로운 독서 문화를 제안한다.
이와 함께 서울도서관 사서가 선정한 약 1만2000권의 도서가 거점별 특성에 맞춰 비치된다. 시민이 직접 참여한 큐레이션 ‘나만의 책봐,구니’도 도입돼 45개 주제와 382권의 도서를 선보인다. 개인의 취향과 고민이 반영된 주제별 도서는 또 다른 방식의 사회적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이제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세계가 책으로 연결되는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독서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