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
현대자동차가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 차이나 2026)를 계기로 중국 시장 공략 총력전에 나섰다. 핵심은 현지화다. 신에너지차(NEV) 중심으로 재편된 현지 시장에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을 더한 맞춤형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V’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4일(현지시간)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아이오닉 V 출시 간담회에서 “글로벌 물량 3위, 수익성 2위 완성차업체(OEM)의 노하우를 중국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 경쟁전략은 현지화”라고 말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V는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이 탑재됐고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업 CATL의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첨단 주행 시스템이 적용됐다.
디자인 역시 현지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금성(Venus)에서 이름을 따온 아이오닉 V는 중국에서 고귀함을 의미하는 황금색을 사용했고, 중국 소비자를 위한 새 디자인 언어 ‘디 오리진’을 적용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중국에서 어떤 차를 만들어야 아이오닉 라인업이 고객에게 충분히 소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혁신적인 방법은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지만 중국 디자인팀이 이번에 그 도전을 과감히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우선 베이징현대의 연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향후 5년간 20종의 신규 모델을 중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지난 24년간 중국에서 120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상황이 좋을 때 안주하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도약하는 것이 (정주영) 창업 회장님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 ‘빅3’로 불리는 일본의 도요타와 독일 폴크스바겐도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과 함께, 중국을 위해(With China, For China)’ 슬로건을 내걸고 광저우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전기 세단 ‘bZ7’ 등을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중국 시장 최적화 전략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In China, For China)의 결과물로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과 협업한 ‘ID.UNYX’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 업체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맞섰다. 그동안 중국 전기차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점유해왔다면 이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관 하나를 통째로 빌린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BYD는 한국에서 가성비를 내세워온 것과 달리 중국 현지에선 프리미엄 라인업을 전면에 배치했다. 자사 브랜드 덴자는 합산 1000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2초 등의 성능을 갖춘 스마트 전기 슈퍼카 ‘덴자 Z’를 공개했다.
특히 BYD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플래시(FLASH)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5분이면 준비, 9분이면 완충, 영하 30도에서도 3분만 추가’라는 문구 아래 냉동고 안에 얼어붙은 ‘Z9 GT’와 ‘타이 3’은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CATL 역시 영하 50도 상황에서 배터리 작동을 구현한 시연 공간을 마련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중국 최초의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모터쇼에서는 신차 공개보다 업체들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게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