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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 대표·후보 따로 노는 국힘, 張 결단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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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6.4.24/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6.4.24/뉴스1

6·3 지방선거까지 40일도 안 남은 가운데 국민의힘이 어제 비로소 대구시장 후보를 결정했다.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후보나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들 공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15%(NBS 조사)까지 떨어졌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보수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전체적인 판세는 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똘똘 뭉쳐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현실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국민의힘 주요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거리를 두며 따로 선거를 치르려 한다. 장 대표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당 대표와 후보가 따로 노는 초유의 상황에 그저 기가 찰 뿐이다.

오 후보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행위를 하는 후보자는 즉각 교체하겠다”는 장 대표의 경고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겠다는 뜻이다. 대구시장 무소속 출마를 포기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장 대표를 겨냥해 “인격은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없는데 꿈이 크다”며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후보들의 반발에 장 대표가 지원 유세 일정을 못 잡을 정도라니, 이쯤 되면 ‘식물 대표’란 지적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장 대표는 엊그제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고도 했다. 당 지지율의 날개 없는 추락에 책임을 지고 2선으로 후퇴하라는 요구에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를 들어 거부한 셈이다. 정치에서 ‘책임’이란 용어의 쓰임새가 이토록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패하면 그때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결국 무책임의 극치가 아닌지 스스로 곱씹어볼 일이다.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강경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않다. 윤 전 대통령 탄핵 1년이 지났는데도 이들 강경파는 여전히 ‘절윤’에 선을 그으며 장 대표를 엄호하는 형국이다. 이러다가는 지방선거에서 완패함은 물론 선거 후 아예 당이 둘로 쪼개질 지경이다. 장 대표는 방미 기간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났다는 등 거짓말 논란으로 당원들은 물론 국민의 신뢰도 이미 잃었다. 민주당 독주를 견제하고 건전한 보수 정치를 재건하기 위해 장 대표의 결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