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지속가능성(ESG) 공시’ 최종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후·경제단체들이 27일 이에 대해 “반쪽짜리 로드맵”이라며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개혁연구소·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국민연금기후행동·이로움재단·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금융위가 지난 2월 공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바라는 시민사회와 투자자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한 안”이라며 “2021년 정부가 제시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이후 논의됐던 어떤 수준보다도 더 후퇴한 내용”이라고 평했다. 구체적으로 “의무화 시점을 3년 미루고 대상 기준을 자산 2조원에서 연결자산 30조원으로 대폭 좁혔다. 전체 확대 일정은 아예 사라졌다. 5년이 지나는 동안 진전은커녕 후퇴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금융위 로드맵 초안이 국제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는 2024년부터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시행 중이며 싱가포르는 2025년 모든 상장사에 의무공시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영국·호주·대만·중국·일본이 모두 단계적 의무화 궤도에 올라선 가운데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2035년까지 790조원 규모 기후·전환금융 공급 계획을 제시한 걸 언급하며 “ESG 공시가 부실하다면 이 막대한 자금이 실제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 공시는 자금 흐름을 바로잡는 나침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즉각적인 법정 공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위 로드맵은 ‘거래소 공시‘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는 공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또 ‘연결자산 30조원 이상’으로 설정한 현재 공시 의무화 대상을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하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