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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플롯+감각적 연출+날 선 연기… 웰메이드 ‘K장르물’ 흥행 보증수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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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허수아비’ 이춘재 연쇄살인 모티브
과거·현재 넘나들며 긴장·몰입감 극대화
입소문 타고 방영 3회 만에 시청률 5%대

박보영 첫 범죄물, 디즈니+ ‘골드랜드’와
웨이브 ‘리버스’ 스릴러물 등 ‘OTT 장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과 함께 범죄·스릴러 등 장르물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 중심으로 소비되던 장르물이 이제는 지상파와 케이블, OTT를 가리지 않고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시청자 수요 확대와 새로운 소재를 찾는 제작 환경이 맞물리면서 ‘K장르물’의 외연이 확장하고 있다.

 

28일 방송가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가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얼핏 보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사물 중 하나일 듯하지만, 드라마는 인기 3대 요소인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 연기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전통 수사 스릴러 드라마 ENA ‘허수아비’를 비롯해 디즈니+ ‘골드랜드’, 웨이브 ‘리버스’ 등 다양한 장르물이 시청자를 찾고 있다. ENA 제공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전통 수사 스릴러 드라마 ENA ‘허수아비’를 비롯해 디즈니+ ‘골드랜드’, 웨이브 ‘리버스’ 등 다양한 장르물이 시청자를 찾고 있다. ENA 제공

이야기 측면에선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해 현재와 1988년을 오가면서 전개된다. 현재에선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자수한 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전개된다. 과거에선 강력계 형사가 검사 등과 함께 연쇄살인범을 추격한다. 여기에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 더해졌다. 자수를 받아내기 위해 폭력을 일삼는 공권력(경찰·검사)을 비롯해 1980∼90년대 특유의 사회 분위기와 복장 등이 영화와 유사하다.

배우들의 ‘날 선 연기’도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박해수는 과거 강력계 형사였으며, 현재 대학에서 범죄학을 가르치는 프로파일러 강태주를 연기한다. 그는 과거에선 살인범을 잡기 위해 악착같이 애쓰는 형사의 모습과 현재에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평온하게 살아가지만 여전히 과거를 품고 있는 모습을 대조적으로 표현해 인물 변화를 설득력 있게 담고 있다. 학창시절 강태주를 괴롭히는 인물인 검사 차시영을 연기한 이희준은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서늘한 표정과 몸짓으로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한다. 여기에 백현진, 유승목, 허정도, 정문성, 곽선영, 김은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시그널2’의 빈자리를 메웠다”는 호평도 나온다. 호평이 이어지면서 시청률도 상승하고 있다. 1회 2.9%(닐슨코리아)였던 시청률은 2회 4.1%, 3회 5%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보인다. 평단의 반응도 좋다. 임희윤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다큐멘터리 등으로 수차례 다뤄질 만큼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관심을 많이 끄는 소재”라며 “여기에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검사와 형사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공조와 경쟁, 다툼 등을 더하면서 변화를 줬다”고 평가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도 “이춘재 자백 이후 연쇄살인사건 전말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는 아직 없다는 점에서 ‘허수아비’는 익숙함과 기시감을 준다”며 “더불어 가족 등 한국적 문화를 추가해 서구식 장르물과 구별되는 K장르물의 특징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TT 플랫폼은 장르물에 더욱 적극적이다. 디즈니+는 밀수 조직의 1500억원대 금괴를 손에 넣은 세관원 김희주(박보영)가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스릴러 ‘골드랜드’를 29일 내놓는다. 박보영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범죄 장르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웨이브는 지난 17일 ‘리버스’를 공개했다. 재벌가 별장 폭발 사고에 휘말려 기억을 잃은 함묘진(서지혜)이 의문스러운 약혼자 류준호(고수)의 비밀과 사고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기억을 되찾아가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다. 기억과 현실의 경계 속에서 끊임없이 혼란에 휩싸이는 함묘진의 심리 변화와 더불어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재미 요소다.

K장르물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 임희윤 평론가는 “장르물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소재”라며 “특히 K팝을 좋아하던 해외 팬들이 최근 드라마나 영화 등까지 K문화에 깊게 파고들고 있는데, 이들에게 한국 장르물은 색다른 매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