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올해 미사일 발사가 단순 성능 입증을 넘어 여러 무기체계를 조합한 실전 운용 능력을 과시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미 요격망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세종연구소 조장원 객원연구위원은 28일 보고서 ‘2026년 1월∼4월간 북한의 미사일 개발 동향 평가’를 발표해 북한이 올해 4월까지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특정 지역을 집중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핵심은 요격을 피하고, 넓게 때리고, 발사 장소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요격 피하고, 넓게 때리고…핵심은 ‘섞어 쏘기’
보고서는 북한의 ‘섞어 쏘기’에 주목했다. △빠르고 궤적 예측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 △날아가면서 방향이나 고도를 바꿔 요격을 어렵게 하는 변칙기동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쏟아붓는 초대형 방사포 △작은 폭탄 여러 개를 퍼뜨려 넓은 지역을 타격하는 집속탄두 △땅이 아니라 군함에서 쏴 발사 위치 예측을 흐리는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잇달아 공개했다. 방어망이 대응하기 어려운 여러 무기를 조합하는 방향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집속탄두다. 집속탄두는 목표 상공에서 작은 폭탄 여러 개가 퍼져 넓은 지역을 동시에 때리는 무기다. 활주로, 레이더 기지, 군 장비가 모인 곳을 마비시키는 데 쓰일 수 있지만 민간 피해 위험도 커 국제적으로 논란이 크다. 북한은 8일 ‘화성포-11가’형이 축구장 10개 면적(6.5∼7㏊)을, 19일에는 집속탄과 지뢰살포탄을 장착한 ‘화성포-11라’형 5발이 136㎞ 떨어진 섬을 축구장 17∼18개 면적(12.5~13㏊)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집속탄두 자체가 새 무기는 아니다. 북한은 2022년에도 ‘산포탄 전투부’ 시험을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존보다 더 넓은 면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북한은 ‘많이 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연이어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600㎜ 초대형 방사포 개량형 4발을 시험발사했고, 지난달 14일에는 600㎜ 5연장 방사포(대형 로켓 5발을 얹어 동시에 쏘는 무기) 12대를 동원해 각 발사대에서 1발씩, 총 12발을 순차 발사했다고 공개했다. 2월에는 5연장 이동발사대 50대 증정식을 열면서 대량 생산·운용 능력도 드러냈다.
◆과시는 커졌지만…기술 한계도
방사포는 로켓탄을 여러 발 쏘는 무기다. 특히 북한의 600㎜ 초대형 방사포는 일반 포보다 크고, 사거리도 길어 사실상 단거리 미사일처럼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아직 5연장 발사대에서 5발을 짧은 간격으로 연속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발사대 수를 늘려 많이 쏘는 것과 한 발사대에서 여러 발을 빠르게 연속 발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발사 장소를 땅에서 바다로 넓히려는 움직임도 이어졌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2일 5000t급 구축함인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처럼 높은 고도로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비행기처럼 낮게 날아 목표를 찾아가는 미사일이다. 군함에서 쏠 경우 발사 위치가 고정돼 있지 않아 탐지와 대응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이 아직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안정적으로 발사하는 동향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탄소섬유탄도 북한이 올해 앞세운 무기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면서 궤적 예측을 어렵게 해 요격을 피하는 무기로 꼽힌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아직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의 비행 패턴을 분석하고 정밀유도 제어 기술에 접목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추가 시험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탄소섬유탄은 전력망 마비를 노리는 무기로, 보고서는 북한의 관련 개발이 초기 단계라고 봤다.
보고서는 “집속 탄두 등 다종화된 탄두와 다양한 투발 수단과의 결합 가능성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을 만큼 한·미 방어체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과시·주장하는 바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계속해서 기술적 완성도를 체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