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깊이 있게 이해한 외국인 인재가 늘어나야 한국 문학이 세계인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글은 인공지능(AI)이 감당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므로 번역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한국 문단의 거장인 소설가 황석영은 2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번역대학원대학교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한 더 깊은 공부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내년 개교 예정인 번역대학원대학교에 힘을 보탰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남대문에서 한국 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번역인력을 양성하는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 계획과 비전 등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설립추진위원으로는 시인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을 비롯해 시인 문정희·나태주, 소설가 황석영·은희경, 문학평론가 권영민·유성호, 영화 ‘기생충’의 번역가 달시 파켓, 한국문학 발전을 위해 꾸준히 후원해온 (주)시몬느의 박은관 회장 등 9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이날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왜 지금 번역전문대학원대학교가 필요한지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도종환 시인은 “일시적 유행으로 물결치는 한류가 아니라 수준 높은 한국문학을 통해 깊이 있게 스며드는 한류로 가기 위한 고민의 정점에 대학원대학이 있다”고 말했고, 유성호 문학평론가 역시 “앞으로 번역이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를 창출하는 활동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올해 교육부 설립인가 신청을 거쳐 내년 상반기 내·외국인 학생을 선발하고, 내년 9월 번역대학원대학교를 정식 개교하기로 했다. 번역대학원대학교는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7개 전공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향후 박사(후)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입학 정원은 매해 내국인 30명, 정원 외 외국인 30명으로 연간 총 60명 규모.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번역대학원대학교가 설립되면 우리 문학은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더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라며 “AI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변화를 이끄는 고급 번역가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