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시 캄보디아발 100억원대 ‘로맨스 스캠’(연애빙자 사기) 사기범죄를 벌인 한국인 강모(33)씨·안모(30)씨 부부의 첫 공판이 열린 울산지법 401호 법정. 이들에게 속아 2억원을 잃은 홍모(51)씨가 피해자들을 대표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재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홍씨는 “이들 부부에게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씨 부부는 인터폴 적색수배(Red Notice)를 받다 지난 1월 국내로 송환된 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범죄단체조직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100여명, 피해금액은 100억원대로 캄보디아발 로맨스 스캠 범죄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수용자복 차림의 강씨는 검사가 공소사실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피고인석에서 눈을 내리깐 채 아래만 응시했다.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옆에 앉은 아내 안씨는 떨리는 턱을 꽉 깨물며 눈물을 참으려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였다.
이들 부부는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이날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고, 1억4000여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안씨 측은 일부 범행이 남편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증인을 불러 진술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요청해 구형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씨는 “피해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들 사이에선 혀를 차는 소리와 한탄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공소장에 따르면 강씨는 2023년 12월부터 캄보디아 보레이에 있던 주부·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100여명을 상대로 가짜 투자 연인 사기를 벌였다. 10일치 분량의 대본까지 준비했고, 코인과 주식 투자를 유도해 돈과 가상화폐를 가로챘다. 2024년 4월쯤엔 안씨도 합류해 피해자들과 전화 통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 부부은 현재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 측 변호인은 “이들이 법적 부부이긴 했지만, 안씨가 강씨의 가스라이팅, 심리적·성적 강압 때문에 범죄에 동참하게 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