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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비스, 4대 총수와 잇단 AI 회동… 韓, 핵심 파트너 부상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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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대표들 잇단 방한

퀄컴·AMD 이어 구글 AI 수장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와
AI 생태계 협력 방안 등 논의
삼성과 디바이스 등 결합 확대
SK와는 메모리 협력 가능성

韓, 반도체·하드웨어 등 보유
주도권 위해 K기업 ‘동맹’ 절실
“기술 강화 이어야 경쟁력 유지”

2016년 ‘알파고 대국’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4대 그룹 총수를 만나 인공지능(AI) 생태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반도체와 디바이스·하드웨어 산업을 갖춘 한국이 AI 인프라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대표들의 방한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허사비스 CEO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 AI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허사비스 CEO와 총수 회동에는 그룹 주요 임원들도 동석해 실무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글 딥마인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글 딥마인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를 만든 딥마인드의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AI 인프라 대표 병목인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가전, 자동차, 로봇 등 AI가 제품으로 구현될 산업군이 두터워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구글로선 AI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랜 기간 ‘안드로이드 동맹’을 맺어온 삼성전자와 구글의 만남은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디바이스인 스마트 안경 등에서 구글 AI 모델과 삼성전자 디바이스 결합이 확대될 전망인데, 기기에서 AI를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전용 반도체 개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 사옥 나서며 삼성 사옥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사옥 나서며 삼성 사옥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은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기반 안경형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동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총괄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구글의 HBM 대표 협력사다. 구글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종속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에 SK하이닉스의 HBM4E(7세대) 탑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서버와 TPU 로드맵에 최적화한 메모리, 패키징 공급망 등 관련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과기정통부-구글 딥마인드 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과기정통부-구글 딥마인드 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와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는 모빌리티·로봇 관련 AI 모델 연구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협력의 핵심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력과 구글 딥마인드의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 결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구글이 협력해 만든 자율 로봇 대표 사례가 최근 영상을 통해 공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다. 스팟엔 딥마인드 최신 추론형 AI 모델이 탑재됐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에 달하는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장에 투입할 계획인데, 딥마인드와의 협업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 매진하는 LG도 가전과 로봇 등에서 구글과의 기술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달라진 한국 기업 위상에 빅테크들도 앞다퉈 협력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는 최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경영진과 잇따라 만났고, AI 가속기 세계 2위 기업인 AMD의 리사 수 CEO도 지난달 한국에서 이재용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등과 회동했다.

 

브라이언 카탄자로 엔비디아 응용연구 총괄 부사장도 앞서 방한하는 등 글로벌 AI 선도 기업들이 한국을 아시아 AI 거점으로 보고 협력을 확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AI 기술에 밀린 국내 업계가 하드웨어 생산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AI 인프라 병목 때문에 위상이 높아졌다”며 “AI 기술 강화로 이어져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