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정치권은 물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까지 우려할 정도의 최대 규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조 위원장은 동남아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동남아로 일주일 일정의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는 현재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삼성전자의 유일 과반노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노조동행까지 포함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내 최대 노조다.
이들이 주도하는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3만명 가량이 결집,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18일간 파업 시 최대 30조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며 회사에 강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파업 위험이 커지자, 정치권은 물론, 김정관 장관까지 나서 우려의 뜻을 보낸 바 있다. 김정관 장관은 삼성전자 총파업을 두고 “반도체는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회복 못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 4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태세다. 노조의 요구는 반도체 부문 국내 임직원 기준으로는 1인당 6억원에 육박하는 액수이자,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연구개발비 37조7000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금액은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M&A로 꼽히는 하만 인수금액(9조원)의 5배다. 연간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는 기업을 5개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와 소비자, 정치권과 정부까지 걱정하는 대규모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파업이 한 달도 안 남은 때 해외로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삼성전자 주주는 “위기를 자초한 당사자가 해외에서 여가를 즐기는 동안 주주들은 회사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귀족 노조'의 도덕적 해이로 규정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입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파업을 끝내고 가든 회사랑 결론을 내고 가든 해야 한다”며 “집회 잘 끝내고 파업 준비해야 하는데 중심을 잡아야 할 위원장이 장기 휴가라니 타이밍이 많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회사의 한 직원은 “본인은 해외에 있으면서 조합원들에게는 투쟁 참여를 강요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도를 넘은 압박이자 무책임한 처사”라고 격앙된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비슷한 시기에 휴가를 낸 것으로 파악돼, 삼성그룹 내 노조 지도부가 위기 상황을 뒤로한 채 사실상 ‘동반 휴가’를 즐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계 관계자는 “노조 위원장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해 회사와 국가 경제에 불안을 조성해 놓고 정작 본인은 해외 휴양을 떠난 것은 임직원과 주주, 국민들에 대한 책임감을 저버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