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폐쇄한 뒤 외주로 전환하고 수익성이 낮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검토하는 등 가전 사업 재편에 착수한다. 원료비와 인건비·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이 상승하고, 중국 가전업체의 추격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DA사업부는 최근 열린 임직원 대상 경영설명회(타운홀 미팅)에서 사업 개편안을 제시했다. 이번 개편에는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를 포함한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익성이 낮은 가전은 외주로 돌려 비용 부담을 낮추고, 대형·프리미엄 가전 중심으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체질 개선과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해외 생산거점과 시장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삼성전자는 1989년 이후 주요 해외 생산거점 역할을 맡아온 말레이시아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또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떨어진 중국 가전 시장 철수도 검토한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중국 내 가전·TV 판매 사업의 중단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 중단 최종 결정 이후에는 거래처와 현지 직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재고를 차례로 처분해 연내 판매를 완전히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은 지난 15일 삼성 강남에서 열린 ‘더 퍼스트룩 서울 2026’ 행사에서 중국 매체 등을 통해 보도된 현지 가전·TV 사업 축소 검토설에 대해 “중국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가지 형태로 (사업을) 보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 철수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개편에 착수하는 배경에는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가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가전에 들어갈 주요 부품의 원가가 계속 상승 중이고,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물류비가 폭등하고 있어서다. 최근 하이얼과 TCL,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삼성전자를 맹추격하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고수익 사업 진출, 신성장동력 확보로 가전사업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비스포크 시리즈와 AI 가전을 포함한 고수익 가전에 집중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한 기업 간 거래(B2B), 구독서비스 등 고성장 사업도 병행한다.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은 “올해가 가전 사업 구조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실행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하는 사업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