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투수진이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흔들리고 구멍 난 마운드에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홈 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7-6으로 이겼다. 연장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선발로 등판한 왕옌청이 5⅓이닝 2실점으로 선전한 가운데, 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진이 흔들렸다.
7회 등판한 김종수는 1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지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고, 마무리 자원 잭 쿠싱은 10회 연속 안타를 맞고 치명적인 실점을 내줬다.
그럼에도 SSG 불펜진이 고전하는 이변이 일어나며 한화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힘겹게 승리할 수 있었다.
고전하던 김서현이 지난 27일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한화는 마운드 자원 6명을 기용했으나 이번에도 여전히 뒷심이 아쉬웠다.
아울러 류현진이 선발 등판했던 지난 7일 SSG 랜더스전을 제외하곤 일주일의 시작인 화요일 경기마다 평균 8명의 투수를 소모했던 한화는 이날도 정우주, 박상원, 쿠싱 등 주요 불펜을 마운드에 올렸다.
29일 선발로 황준서가 예고돼 적지 않은 불펜 등판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주 남은 5경기에도 쉽지 않은 흐름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화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5.24), 팀 WHIP(이닝당출루허용률·1.67) 모두 최하위에 머무르며 지독한 마운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사사구는 147개로 압도적 1위다.
올해 한화 마운드의 문제는 단순한 제구 불안이 아니다.
투수 한 명 개인의 구위는 물론, 이들을 운용하는 벤치의 전략도 혼란스러웠다.
이기든 지든, 추격하든 잠시 숨을 고르든, 한화는 마운드 구성에 큰 차이를 두지 않으며 혼란을 야기했다.
정우주, 조동욱, 박상원 등 지난해 팀의 승리를 책임졌던 이들은 올 시즌 패전조·추격조·필승조 구분 없이 공을 던져야 했다.
이날도 마운드에 오른 프로 2년 차 정우주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6경기에 등판했으며, 김종수도 올 시즌 14차례나 공을 던졌다. 박상원과 조동욱은 13경기에 등판했다.
좀처럼 본인의 공을 던지지 못하던 김서현도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11차례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실속은 떨어졌다. 김종수와 조동욱만이 안정적으로 자신의 공을 던질 뿐, 전반적인 부진에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았다.
특히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는 역사에 남을 졸전이었다.
당시 한화 마운드에 무려 9명의 투수들이 오른 가운데, 이들은 합계 무려 18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0년 5월5일 잠실에서 LG 트윈스 마운드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내줬던 기록(17개)을 무려 36년 만에 깬 것이다.
특히 김서현은 당시 경기 8회에 등판해 3볼넷 1폭투를 기록, 누가 봐도 불안한 공을 던졌으나, 한화는 예상을 깨고 9회에도 그를 마운드에 올렸고, 결국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아울러 외국인 선발 오웬 화이트가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파열로 전력 이탈이 길어지자 대체 선수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영입한 잭 쿠싱은 KBO 데뷔전을 제외하곤 내리 불펜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는 뒷문이 불안해지자 그를 마무리로 기용했고, 오히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며 대체 선발로는 황준서가 나서고 있다.
김서현을 내려놓은 결단을 내린 만큼, 한화도 마운드를 재정비해야 한다.
이제야 시즌 25경기를 치른 만큼 지나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훨씬 길다. 혹사의 경계에 놓인 불펜진에 탈이 나면 그 여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불펜 보직을 재정립하고, 일부 투수에게 쏠린 부담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버티기가 아니라, 불펜 전체 구성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뉴시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