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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인 면접 편의 거부하면 ‘차별’…법원 “위자료 300만원” [별별화제]

채용 면접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응시자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에 해당해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청각장애가 있는 A씨는 법인 채용 전형에 지원하며 장애 사실을 사전에 알렸다. 면접 당일에도 진행요원에게 편의 제공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면접관과 거리가 가깝다” “사전에 전달하겠다”는 답변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청사 전경. 대한법률구조공단 제공
대한법률구조공단 청사 전경. 대한법률구조공단 제공

결국 A씨는 면접 중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아 재차 큰 목소리를 요청해야 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에서 면접을 치렀고 최종 탈락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가 내려졌으나 A씨는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법인은 “면접관과 거리가 2m로 가까웠고 큰 소리로 질문하는 등 최소한의 편의를 제공했다”며 A씨의 탈락은 차별이 아닌 면접 점수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정당한 편의 제공이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조치를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형식적인 대응만으로는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으며 불공정한 절차에서 도출된 면접 점수 자체가 이미 차별로 오염된 결과다”고 강조했다.

 

전주지방법원은 공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편의 제공을 거부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며 위자료 300만원 지급을 명령했다. 특히 이번 소송이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고려해 일부 승소임에도 불구하고 소송비용 전액을 법인이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소송을 대리한 공단 소속 정진백 변호사 “이번 판결은 노골적인 차별 언행이 없더라도 준비되지 않은 미흡한 배려 역시 절차적 차별로서 명백한 위법임을 확인한 사례이다”며 “향후 장애인 채용 절차에서 정당한 편의 제공의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