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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일경험 확대, 청년 취업 지원… 일각 “단기 일자리 양산”

정부 ‘10만명 혜택 청년뉴딜 추진’

대기업 훈련과정 직접 설계·운영
K뉴딜 아카데미 1만명 규모 신설
취업 경험 없는 청년에 수당 지급

체납관리·농지조사 등 공공 인턴
최대 2.3만개로 늘려 경험 쌓게 해
일각 “필요하지만 근본 대책 아냐”

청년층(15~29세) 고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총 10만명에게 취업 관련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대기업이 훈련과정을 직접 설계해 운영하는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하는 한편 체납관리·농지조사 등 공공부문 일경험 프로그램도 약 2만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단기 일자리 양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 한파에 애타는 청년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9일까지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고용노동부와 관계부처, 한국경제인협회 등 정부와 민간이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대기업 협력사, 중견·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등 약 700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남정탁 기자
고용 한파에 애타는 청년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9일까지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고용노동부와 관계부처, 한국경제인협회 등 정부와 민간이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대기업 협력사, 중견·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등 약 700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남정탁 기자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관합동 청년뉴딜 보고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올해 1분기 청년층 고용률(43.5%)이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는 등 고용한파를 반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해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K뉴딜 아카데미가 1만명 규모로 신설된다. 대기업과 업종·지역별 주요 기업이 AI·반도체·로봇·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와 금융·문화 콘텐츠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분야에서 직무·자율훈련을 병행하고, 정부가 훈련비·참여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훈련시간 400시간 이상, 훈련기간 3개월 이상’의 조건만 충족하면 기업이 세부 훈련계획을 자유롭게 짜고 관리할 수 있다. 참여대상은 15~34세 미취업 청년이다.

그간 재학생에게만 제공됐던 ‘청년도약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비재학생(구직청년) 4000명에게도 개방한다. 이 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해 단기 집중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 첨단인재형(AI 등 8개 분야)과 실전인재형(인문·사회, 예체능)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비재학생 특성을 감안, 비전공자(AI 활용 등 초급과정)부터 전공자까지 수준별로 맞춤형 교육과정이 제공된다. 해당 대학의 재학·졸업생이 아니어도 구직청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민관합동 청년 뉴딜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민관합동 청년 뉴딜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게 일경험 프로그램도 최대 2만3000개 확대한다. 공공부문의 경우 국세·국세외수입 체납자의 생활실태를 확인하고 맞춤형 징수를 추진하기 위해 실태확인원 9500명과 농지투기 근절 등을 위한 농지전수조사 인력 4000명을 채용한다. 전체 실태확인원의 경우 30% 정도가 청년층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기업 등 사회연대경제조직을 통한 일경험 프로젝트를 신설해 2500명을 뽑고, 공공기관 청년인턴 사업규모도 전년보다 3000명 늘린다.

정부는 K뉴딜 아카데미, 일경험 프로그램 등에 대한 경력을 인증 받을 수 있게 고용24를 통해 참여 이력을 통합 관리·발급하기로 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내 청년특화트랙도 3만명 규모로 신설된다. 이 제도는 저소득층 등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취업지원서비스와 생계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그간 2년 내 취업경험자가 대상이었다. 정부는 조건을 완화해 쉬었음 청년도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 및 재산 5억원 이하 청년은 취업경험이 없더라도 구직촉진수당(최대 6개월, 월 6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공공부문 일경험 확대에 관한 시선은 엇갈린다. 이른바 ‘독서실 인턴’을 양산한다는 지적과 ‘기회 확대’ 차원에서 필요한 대책이라는 설명이 공존한다. 독서실 인턴은 자기 공부를 할 만큼 비교적 느슨한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일자리를 칭하는 은어다.

대학 졸업 뒤 일명 ‘쉬었음’ 청년으로 2년을 보낸 뒤 올해 2월 중소기업에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모(28)씨는 과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인턴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 대책에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이씨는 “당시 출근은 하지만 제대로 된 일거리가 없어 사무 작업만 잠깐 돕고 토익 공부를 하곤 했다”며 “일경험 공급을 늘린 건데 그에 맞게 업무도 늘어났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예컨대 국세 체납 실태확인원 9500명분만큼의 업무가 새로 생긴 게 아닌데 채용만 늘어나 뽑힌 인원 상당수는 내실 있는 업무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단기 일자리 양산이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공공이 마중물이 돼 일자리 공급을 늘리는 건 일정 부분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단순 단기 일자리 확대여서 구직 단념 청년으로 분류되는 ‘쉬었음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불러오는 근본적 대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