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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찬 빈자리를 장현식, 김영우로 메우는 건 ‘하석상대’였다… LG, 고우석의 KBO리그 복귀가 더욱 절실해졌다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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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진 구성의 시작은 마무리 투수다. 9회를 가장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는 마무리 투수가 정해져야 그 앞의 7,8회를 막아줄 셋업맨을 정할 수 있다. 마무리 투수는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맡는다.

 

다만 구위만 좋아선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이어야 한다. 블론 세이브를 저질러도 다음날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툭툭 털고 다시 등판할 수 있는 무던한 성격도 필요하다. 그래서 마무리가 불펜진에서 가장 어려운 보직이다.

 

LG 마운드, 정확히 말하면 불펜이 최근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 시작은 마무리 유영찬의 이탈이다. 지난 22일까지만 해도 유영찬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하며 ‘철벽 마무리’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다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내려갔다. 진단 결과는 우측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올 시즌 내에 다시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지난 28일 kt와의 선두 자리를 건 주중 3연전을 앞두고 LG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의 공백을 메울 복안을 공개했다. 불펜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하는 두 우완, 장현식과 김영우를 1주일 동안 마무리 테스트를 한 뒤 임시 마무리로 고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역시 이는 ‘하석상대’(下石上臺)에 불과했다. 아랫돌을 꺼내 윗돌을 괴다보니 마운드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두 선수 모두 28,29일 연이틀 무너지면서 마무리 보직을 아무나 맡는 게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28일엔 2년차 김영우가 5-3으로 앞선 9회 세이브를 위해 등판했지만, 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베테랑 김진성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결국 김진성마저 최원준에게 내야 안타 적시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5-5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김영우가 9회에 방화를 저지른 게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장현식도 2-1로 앞선 7회 1사 1,3루에 마운드에 올랐다가 김민혁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가장 믿었던 두 투수가 무너진 셈이다.

 

29일에도 장현식과 김영우가 나란히 무너졌다. 3-3으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은 피안타 1개를 맞고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4-3으로 앞선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볼넷 3개를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만든 뒤 강판당했다.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김영우는 kt의 ‘안방마님’ 장성우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맞고 말았다. 두 선수가 연이틀 LG의 승리를 날려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kt와의 주중 3연전 시작 전만 해도 선두 kt와 2위 LG의 승차는 반 경기 차에 불과했지만, 연이틀 끝내기 패배로 인해 승차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쯤이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2023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던 과거 LG의 마무리였던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세 시즌째 MLB 마운드를 밟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LG 프런트는 고우석의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고, 어느 정도 절차가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리그에 속해 있는 고우석은 더블A 이리 시울브스 소속으로 30일에도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트리플A 2경기에서 1.1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져서 그렇지 더블A에선 6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져 탈삼진 17개를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는 만큼 LG로 돌아온다면 단숨에 마무리 고민을 지워낼 수 있다.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고우석이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고우석이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고우석이 9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고우석이 9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스1

염경엽 감독도 고우석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8일 kt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의 복귀는 차명석 단장님의 일이다. 구단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시작 전부터 구단에서 빨리 움직였던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유)영찬이가 있어도 우리는 우석이를 데려오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영찬이가 시즌아웃되고 움직였으면 우석이도 섭섭한 게 있을텐데, 그전부터 소통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지난 겨울에도 우석이를 만나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냐’고 얘기하기도 했다. 우석이 입장에서도 마이너리그에서 잘 던지고 있을 때 돌아오는 것과 우리가 필요할 때 돌아오는 것은 분명히 모양새가 다르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과연 고우석이 통합우승 2연패를 노리는 LG의 ‘천군만마’가 되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