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소리와 함께 아파트 창문이 마구 흔들렸어요. 밖을 내다보니 불길이 일면서 사람이 떨어지는데 심장이 철렁하더라고요."
30일 오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의왕시 내손동의 20층짜리 아파트 화재 현장.
큰 불길이 잡힌 지 1시간가량 지난 시점이었지만 현장에서는 인명 검색을 위해 아파트 안팎을 오가는 소방대원들과 주변에 몰린 주민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불이 난 건 오전 10시 30분께.
이 아파트 14층에서 갑자기 '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지더니 거실 유리창이 깨지며 까만 연기가 빠른 속도로 치솟기 시작했다.
불이 난 집에 있던 60대 남성 A씨가 아래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약 2시간 뒤 인명 검색 과정에서 같은 세대에 있던 A씨의 아내인 50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밖에 아파트 주민 6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주민 11명은 안전하게 대피해 화를 면했다.
불이 난 아파트는 화재가 시작된 14층 세대는 물론 위층의 나머지 세대들까지 검게 그을리고 창문 곳곳이 깨져 당시 화마의 위력을 짐작게 했다.
주민들은 새카맣게 타버린 아파트를 올려다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 옆 동에 사는 한 70대 주민은 "집에서 빨래를 널던 중 '쾅' 소리가 나길래 처음엔 주변 예비군훈련장에서 들리는 소음인 줄 알았다"며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큰 소리가 계속 나길래 바깥을 보니 사람 한 명이 떨어지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 난 아파트 주민들이 우르르 대피했고 나 또한 불안한 마음에 급히 옷가지를 걸치고 뛰어나왔다"며 "더는 사망자가 나오면 안 될 텐데 너무 걱정된다"며 한숨 쉬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 중인 다른 여성은 "마침 불이 난 아파트 건물에서 이삿짐 사다리차가 와있던 터라 처음엔 차량이 어딘가에 부딪힌 줄 알았다"며 "창문 너머로 내다보니 까만 연기가 퍼지고 유리가 우수수 떨어지길래 너무 놀랐다"고 했다.
다른 주민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화재 현장에 늘어선 소방 차량들을 바라보며 "어떡해", "도대체 무슨 일이야" 등 걱정 섞인 반응을 보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끈 뒤 사망자들의 사망 및 추락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 개인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및 유가족 조사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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