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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까지 지적한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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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노동자·국민 모두 살아야” 주문도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확대 추세
노동 양극화, 노동절의 씁쓸한 지표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의식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무리한 요구로 빈축을 사고 있는 대기업 노조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장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 최대 4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약속하지 않으면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벼른다. 임금 14% 인상,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영업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요구해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8일 부분파업에 이어 오늘부터 5일까지 1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 대기업이 거둔 역대급 실적은 노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많은 협력기업과 주주, 공공 인프라까지 대한민국 전체의 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업으로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고객사의 신뢰를 잃어 경쟁력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 노사가 대화를 통해 한 발씩 물러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거대 노조의 탐욕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박탈감을 더욱 키우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고용노동부가 어제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전체 근로자(1인 이상 사업체 기준)의 1인당 시간당 임금 총액은 2만5389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7% 늘었고, 특히 정규직(2만8599원)이 3.2% 증가했다. 비정규직(1만8635원)은 1.3% 상승에 그쳐 정규직의 65.2%에 머물렀다. 2015년 6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2021년 72.9%를 정점으로 하향 추세다.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고착되고 있다.

 

정규직 중 13.7%가 노조에 가입한 데 비해 비정규직은 1.2%에 불과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규직은 노조의 보호 아래 고임금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누려왔지만, 비정규직 대부분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이 같은 이중구조에선 사회 통합은 물론이고 생산성 제고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게 뻔해 보인다. 오늘은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이지만, 비정규직 중 유급휴일 적용 비율이 39.0%(지난해 8월 기준)에 그친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