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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여파에 3월 건설공사비 역대 최고…건설사 줄줄이 정비사업 증액 요청

2∙3월 공사비지수 연이어 최고 경신
현대∙GS∙대우∙롯데건설, 공사비 증액 요구
5월 중 ‘공사 전체 중단’ 우려 현장 상존

3월 건설공사비가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건설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한풀 꺾이는 듯 싶었지만 중동 전쟁 이후 다시 상승한 영향이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수급난을 호소하며 줄지어 정비사업 조합에 사업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공사비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잠정)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33.76)보다 0.6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인 전월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건설 공사비지수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원만하게 상승해왔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2월(120.14) 이후 120포인트를 넘어서더니 2024년 9월(129.34)까지 쉼 없이 올랐다. 약 1년 반만에 7.66% 오른 것이다. 이후 오르내림을 계속하던 공사비는 소폭 오름세를 보이더니 중동전쟁이 벌어진 지난 2월부터 연달아 추가 인상되며 역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 2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설 현장. 뉴시스
지난 4월 2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설 현장. 뉴시스

◆현대 70% 공사비 인상 요구…포스코∙대우∙GS 줄줄이 증액 요청

 

원자재 상승에 주요 건설사들은 전국 정비사업장에 사업비 인상 공문을 보낸 상태다. 가장 먼저 증액을 요청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마천4구역 재개발 조합에 3.3㎡ 당 공사비를 기존 585만원에서 959만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평당 공사비가 374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총 공사비도 3834억원에서 75.6% 오른 6733억원 인상안을 조합에 제시했다. 앞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과 등촌1구역 재건축 조합 등에도 이처럼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사측 관계자는 “2021년 설계된 공사비를 현실화한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한 건설 환경부분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 데다 설계변경안도 포함돼 향후 조합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도 자사가 시공 중인 일부 사업 시행사에 ‘미∙이란 전쟁 등 건설환경 악화로 인한 공기 지연 및 원가 상승 리스크 보고’란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사측은 해당 문서에서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에 건설현장 전반이 심각한 자재 수급 불균형과 가격 급등 현상을 겪고 있다”며 “자재 협력사는 국제유가와 혼율 급등, 운송비 증가, 호르무즈 해협 보쇄 등으로 나프타 등의 주요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문서가 구체적인 공사비 증액 및 공기 연장 요구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게 포스코이앤씨의 설명이다.

 

대우건설도 장위10구역 재개발과 흑석11재개발 등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GS건설도 광명 철산주공 10∙11단지 재건축 조합에 기존 3779억원에서 4103억원으로 8.5% 상향 조정한 상태다. 롯데건설도 지난달 초 경기 광명제9R구역 재개발 조합에 ‘건설 환경 악화에 따른 공사비 상승 및 공기지연 관련 사전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4월 7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7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접착제 최대 50% 상승…국토부, 사전관리체계 강화

 

앞서 국토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이달 중 공사 전체가 중단되는 현장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23일 재정경제부 주관 ‘민생 물가 특별 관리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이런 내용이 포함된 건설 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대응안을 보고했다. 국토부는 “공사 전체가 중단된 곳은 없지만 5월 중 현실화할 우려가 상존한다”며 “단열재, 방수재, 실란트, 아스콘 등이 부족해 관련 공사 중단 사례가 일부 있지만 다른 공정 우선 시공으로 전체 공정 중단 영향이 최소화 하도록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자재 수급 상황은 전쟁 상황 초기에 물량 확보 경쟁으로 일시적인 품귀 현상이 나타났지만 재고 공급 등으로 현재는 다소 진정된 국면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이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레미콘 혼화제 가격은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플라스틱 창호와 실란트, 철근 등 일부 제품 가격도 10% 안팎 올랐다. 김 차관은 “건설 자재의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고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