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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코치가 성범죄자라니”…‘세금’이 그들 월급으로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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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취소됐는데 월급은 꼬박꼬박…감사원, ‘무자격 코치’ 222명 적발
부처 간 정보 칸막이에 새 나간 혈세…범죄자에겐 ‘세금 파티’였다
한 발 늦은 ‘원스트라이크 아웃’…방치된 6년, 아이들의 상처는 누가 보상하나

성범죄와 폭행으로 자격이 취소된 체육 지도자들이 여전히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급여에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됐다.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범죄 이력을 알고도 걸러내지 못한 ‘공적 시스템의 실패’였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야 할 운동장이 세금으로 유지되는 ‘안전 사각지대’로 전락했다. 정부는 뒤늦게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지만, 그간 방치된 아이들의 안전과 낭비된 혈세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hatGPT 생성 이미지.
ChatGPT 생성 이미지.

◆‘공적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한’ 범죄 이력 지도자에게 지급된 세금

 

감사원이 지난달 4일 발표한 대한체육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2024년 말까지 폭행·성폭력 등 중대 비위로 자격이 취소돼야 할 지도자 222명이 전국의 학교 현장 등에서 버젓이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들의 ‘지갑’에 들어가는 공적 자금이다. 학교 운동부 지도자 인건비는 전액 국민 세금으로 책정된다. 그러나 자격이 박탈된 222명이 현장을 지키는 동안, 행정 시스템의 사각지대는 범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혈세 누수의 통로’가 됐다. 관리 체계의 불일치가 범죄자의 고용을 유지해 온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스템의 엇박자…아이들은 ‘사지’로 내몰렸다

 

이 같은 ‘검은 민낯’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처 간의 무책임한 ‘행정 편의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지도자의 자격 박탈 정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채용 주체인 학교 현장 사이에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실태를 파악하고도 “현장 지도자들이 자격을 다시 취득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범죄 이력 조회가 가능한 제도 시행을 6년째 유예해 왔다. 그 사이 현장은 사실상 방치됐다. 제도는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행정 편의를 우선시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돌아갔다. ‘내 아이를 맡긴 코치가 성범죄자인지조차 모른 채 운동장에 보냈다’는 것이다.

 

구글의 인공지능(AI)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구글의 인공지능(AI)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한 발 늦은 ‘무관용 원칙’…침묵의 카르텔 깰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학교 운동부 지도자가 폭력이나 성폭력 사건을 조작·은폐할 경우 즉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전격 시행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공범에 대한 처벌’이다. 지도자가 폭력을 방조하거나 묵인하기만 해도 중징계를 내리며, 조직적인 은폐가 확인되면 교단과 경기장에서 영구 퇴출(해고)한다.

 

징계 수위 또한 대폭 강화됐다. 경미한 언어폭력도 기존 ‘견책’에서 ‘감봉’ 이상으로 상향됐으며, 성희롱의 경우 사안의 경중과 상관없이 해고까지 가능하도록 처벌의 상한선을 높였다. 이는 감사원이 지적한 ‘지도자 관리의 구멍’을 학교 현장에서부터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혈세 낭비’와 ‘안전 부재’…이제는 답해야 할 때

 

교육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현장의 혼선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감사원 결과에서 드러났듯 운동부 지도자의 비위 사안이 일관되지 않게 처리되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며 “학교 현장에서 폭력 가해자를 엄벌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수년간 222명의 범죄 지도자에게 지급된 혈세와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었을 잠재적 위협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책임이다. 이 구조를 알고도 방치한 기관과 결정권자 중 단 한 명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원스트라이크 아웃’ 역시 또 하나의 보여주기 대책에 그칠 뿐이다. ‘침묵의 운동장’을 깨뜨린 이번 조치가 단순한 가이드라인에 그치지 않고, 체육계의 폐쇄적인 카르텔을 완전히 해체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범죄자 급여 구조’는 형태만 바꾼 채 다시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