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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쫓다 지쳤다…먹거리 선택, 결국 ‘검증된 맛’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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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유행 주기가 빨라지면서 특정 메뉴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가 이내 다른 메뉴로 관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본아이에프 제공
본아이에프 제공

음식이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교체되는 양상이 두드러지면서, 이를 따라가야 하는 소비자의 피로감과 소상공인의 원재료 수급 부담도 커지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 소비행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외식 메뉴 선택에서 이전에 먹어보고 만족했던 메뉴를 다시 선택하는 경향은 강화된 반면,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려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을 좇기보다 검증된 선택을 반복하려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소비 기준이 단순한 ‘가성비’나 ‘프리미엄’이 아닌, 실패 가능성을 줄이려는 ‘레디코어(Ready-core)’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단기 화제성보다 일상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메뉴를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본아이에프의 생식빵 전문 브랜드 ‘이지화이트 브레드(Easy White Bread)’는 꾸준히 소비되는 ‘생식빵’을 시그니처 메뉴로 내세우며 장기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브루잉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이지브루잉 커피’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메뉴 구성으로,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려는 수요를 일상적인 방문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지화이트 브레드는 생식빵을 중심으로 원재료와 공정에 차별화를 뒀다. 유럽연합 인증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프랑스산 버터를 활용해 풍미를 끌어올리고, 반죽 과정에서 수온을 정밀하게 제어해 촉촉한 식감을 구현했다. 기본기에 집중한 전략이 통하면서 오픈 이후 일평균 약 200만원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 4월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하남미사점’을 오픈하며 확장에도 나섰다. 3만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가족 중심 상권으로, 공원과 수변을 찾는 유동 인구가 자연스럽게 방문으로 이어지는 입지다. 오픈과 함께 ‘버터브륄레 프렌치토스트’를 단독 메뉴로 선보이며 메뉴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교촌치킨은 간장·레드·허니 등 대표 소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수십 년간 유지해온 맛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검증된 메뉴’를 찾는 소비 흐름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맛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장했다. 농심과 협업해 ‘포테토칩 교촌간장치킨맛’을 출시하며 매장에서의 경험을 스낵으로 확장했다. 익숙한 맛을 다른 형태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소비 접점을 일상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토종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글로벌 브랜드 중심 시장에서 스테디셀러 ‘싸이버거’를 앞세워 입지를 넓혀왔다.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맛을 기반으로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매장 수 1400호점을 돌파,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싸이버거는 20년 넘게 대표 메뉴 자리를 지키며 브랜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셰프 협업, 시즌 한정 메뉴 등 파생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소비 접점을 넓히고 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기보다 검증된 메뉴를 확장하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 속에서 소비자 선택 기준은 점차 ‘지속 가능성’과 ‘재구매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 화제성보다 일상에서 반복 소비될 수 있는 메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에서 검증된 맛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외식 시장은 단기 유행보다 소비자 신뢰를 축적한 스테디셀러 메뉴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