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시민운동가 장기수,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선출… 전직 시장·국회의원 줄줄이 탈락 [6·3의 선택]

3차 경선 전직 시장·국회의원·고위관료 잇따라 제치고 최종후보로
당심·민심 모두 장악, 젊은 천안 새로운 변화 혁신 요구 분출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후보 경선에서 시민운동가 출신 장기수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며 ‘이변’이 현실이 됐다.

 

장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와 시민 여론조사가 반영된 3단계 경선을 거치며 전직 천안시장, 전 국회의원, 고위 관료, 청와대 출신 정치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잇따라 제치고 지난달 30일 최종 승자가 됐다. 특히 2차 본경선과 3차 결선투표에서 모두 경쟁 후보를 앞서며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후보로 최종 선출된 장기수 후보가 지난달 30일 최종 경선결과가 발표되자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고 눈시울을 붉혔다.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후보로 최종 선출된 장기수 후보가 지난달 30일 최종 경선결과가 발표되자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경선 승리를 넘어 천안 정치 지형의 변화 신호로 해석된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출 이후 민선 8기에 이르기까지 천안시는 줄곧 중앙 관료나 국회의원 출신이 시장을 맡아왔다. 행정 경험과 정치 경력을 앞세운 ‘엘리트 정치’가 주류를 형성해 온 구조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서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시의원을 거치며 지역 기반을 다져온 장 후보가 기존 정치 엘리트를 연이어 넘어섰다. 천안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기존 정치 문법이 흔들린 상징적 경선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시정 변화 요구가 표로 분출된 결과”라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천안시장 자리가 퇴임한 고위직 인사들이 쉽게 도전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 관계자는 “이번 경선은 인물 경쟁을 넘어 시민들이 어떤 시정을 원하는지 보여준 사건”이라며 “행정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의 전환 요구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장 후보의 승리는 이번 경선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이번 경선은 1차 권리당원 100%, 2차 당원 50%·시민 50%, 3차 결선 당원 50%·시민 50%로 이어지는 ‘당심→당심+민심→결선’ 3단계 구조로 진행됐다.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돼 처음 맞은 법정공휴일인 지난 1일, 장기수 후보가 경선 승리후 첫 일정으로 이날도 쉬지 못하고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찾아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인사했다.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돼 처음 맞은 법정공휴일인 지난 1일, 장기수 후보가 경선 승리후 첫 일정으로 이날도 쉬지 못하고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찾아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인사했다.

장 후보는 1차에서 조직력을 기반으로 4강에 진입한 뒤, 2차에서 민심 확장력을 확보했고, 결선에서까지 경쟁 후보를 따돌리며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특히 3차 결선에서 상대 후보보다 큰 격차로 당원과 시민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한 ‘반사이익’이 아닌 자력 승리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장 후보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시의원 2선을 거치며 지역 현안에 깊이 관여해 온 ‘현장형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이후 충남청소년진흥원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위, 자치분권 정책자문 등 정책 영역에서도 활동하며 기반을 넓혔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맡으며 정책 역량을 강화해 왔다. 정치권에서는 “현장성과 정책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후보”라는 평가와 함께 “기존 엘리트 정치와는 다른 유형의 리더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로 평가되는 천안시장 선거에서 장 후보의 선출은 본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변화’와 ‘세대 교체’ 이미지를 앞세운 장 후보가 중도층까지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동시에 국민의힘 측이 ‘행정 경험 부족’과 ‘검증’ 문제를 집중 공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천안시장 후보로 결정된 다음날인 1일, 천안지역 환경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노동절 부활의 의미와 환경미화원들의 애로와 희망사항을 경청했다.
천안시장 후보로 결정된 다음날인 1일, 천안지역 환경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노동절 부활의 의미와 환경미화원들의 애로와 희망사항을 경청했다.  

◆왜 장기수가 이겼나

 

당심·민심 동시 확보

엘리트 정치 피로감

정책·현장성 결합

 

장기수 후보의 승리는 단순한 ‘이변’을 넘어 구조적 흐름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 후보 승리의 배경으로 크게 다섯 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째,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확보했다. 권리당원 투표와 시민 여론조사 모두에서 경쟁 후보를 앞서며 균형 잡힌 지지 기반을 형성했다. 8명이 경쟁한 1차 권리당원 투표에서 경쟁 후보를 앞서며 균형 잡힌 지지 기반을 확보했다.

 

둘째, 엘리트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다. 30년 넘게 이어진 관료·정치인 중심 시장 당선 구조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며 새로운 인물 요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셋째, 정책 경쟁력이다.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 경험을 바탕으로 공약 중심 선거를 이끌었고, 방송 토론 과정에서 준비된 정책 역량이 부각됐다. 경쟁후보들조차 장 후보의 다양한 정책을 칭찬하기도 했다.

 

넷째, 현장형 정치인 이미지다. 시민운동과 시의원 경력을 통해 축적된 지역 밀착형 활동이 신뢰로 이어졌다.

 

다섯째, 변화 요구다. 무주공산 선거 속에서 유권자들이 ‘새로운 시정’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장 후보는 아직 만 57세의 비교적 젊은 정치인이다. 천안시민의 평균연령은 42세인데 그동안 평균 나이에 비해 연령이 과도하게 높은 관료·정치인 출신 시장들이 집권했다. 최근 천안시민사회의 ‘천안시 행정이 타 지자체에 비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것이 관리형 시장들 때문이다’는 비판적 시각도 장 후보에게는 잇점이 됐다. 결론적으로 “장기수의 승리는 개인이 아닌, 이재명 정부의 ‘국민주권정부’의 시대 정신에 부합한 변화 흐름의 승리”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