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전염병 방역은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만큼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예방 중심 방역’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가축방역 현장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김태환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세종시 아름동 본부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가축전염병 조기 차단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드론 등의 기술을 활용한 상시 방역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본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초동방역 조치를 취하는 가축위생방역 전문기관이다. 또한 전국 도축장에서 생체·해체·지육검사를 단계별로 실시해 부적합한 육류의 유통을 미연에 방지하고, 수입 식용 축산물에 대한 검역·검사로 위해요소의 국내 유입을 막고 있다.
안전한 축산물 생산의 첫 단계는 가축전염병 같은 질병관리다. 본부의 업무 상당 부분이 방역과 위생에 집중된 이유이기도 하다. 본부 총원 1286명 중 70%인 899명이 방역·위생직 소속 직원이다. 이들은 이번 동절기 가금농장에서 62건, 야생조류에서 63건 발생한 고병원성AI, 24건의 ASF, 3건의 구제역 발생 현장에 출동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초동방역 활동을 수행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동절기는 악성 가축전염병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어느 때보다 긴장된 시기를 보냈다”며 “상시 방역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선제적 대응에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상시 방역 체계 구축을 위해 본부는 고위험 지역을 조기 확인하고, 해당 지역에는 알림톡을 발송하는 조기 경보체계를 구축했다. 철새가 북상하는 시기인 1∼3월 드론 기반 인공지능(AI) 예찰을 통해 23개 지역 4199호에 대해 월 2회 알림을 발송하는 조기 경보체계를 운영해 고병원성AI 발생 예방 활동을 전개했다. 김 본부장은 “드론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고, AI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야생조류 서식이 증가한 지역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드론과 AI 기반 예찰 시스템은 야생조류 예찰의 효용성과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스마트 방역시스템을 강화해 농가 자율방역 역량을 고도화함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해 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농장정보 데이터베이스(DB) 등 빅데이터와 AI, 드론을 통합한 ‘디지털 방역시스템’을 고도화해 예찰·차단 방역 역량을 높이겠다”며 “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해 상시 시료채취·예찰을 체계화하고, 검사 결과를 농가와 공유해 농장의 가축전염병 유입을 조기에 차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농장 구조와 주변 환경 등 농장정보를 실시간으로 갱신해 통합 방역 관리 시스템인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과 공유·연계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축산업의 질적 성장을 향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축산업은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환경·복지·안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축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개선과 방역 관리의 고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방역 수준이 낮은 농가의 역량을 높이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방역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과학 기반의 예측형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질병 발생 이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터뷰 말미 김 본부장은 현장 인력의 사기 진작을 위한 처우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900명에 달하는 방역·위생직 직원들은 현재 무기계약직 신분이라 아무리 경력이 쌓이고 성과를 내도 승진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