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반도체 뺀 제조업 생산 증가 0.2%뿐… “경기 착시 우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1분기 K자형 양극화 더 심화
제조업 3% 성장… 5년 만에 최대
반도체 14.1% 급증 성장세 주도

광공업 생산지수 기준치 밑돌아
숙박·음식점업 1.3% 감소 ‘부진’

경기 선행·동행지수간 격차 3.4P
16년3개월 만에 최대… “실물 괴리”

중동사태의 충격 속에도 지난 1분기 한국경제가 깜짝 성장을 이뤄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성장세가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의 반도체 특수가 두드러졌을 뿐 내수와 직결된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은 지속되는 등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주가 상승이 실물 경기 부진을 가리며 경기와 관련해 잘못된 낙관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3.0% 성장했다. 성장세만 놓고 보면 2020년 4분기(3.6%)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반도체로 직전 분기보다 14.1% 증가했다. 반도체의 생산 증가율은 2023년 2분기(19.0%)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의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친다. 반도체 제외 제조업의 생산은 2024년 4분기 1.1%의 성장세를 보인 뒤 2025년 1분기 -0.1%, 2분기 0.3%, 3분기 -0.2%, 4분기 -0.5%로 0% 안팎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지난 1월 52.8에서 2월 47.9로 떨어진 뒤 3월에는 49.3으로 기준치인 50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지수가 50보다 낮다는 것은 전월 대비 생산 감소 업종의 수가 증가 업종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 3월 기준 생산 증가 업종은 34개, 보합 업종은 3개, 감소 업종은 35개였다.

내수의 바로미터인 서비스업에서도 반도체 특수를 누린 금융업을 제외하면 부진이 지속됐다. 금융시장 호조로 금융·보험업 생산이 전 분기 대비 4.7% 증가하며 14분기 만에 최대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숙박·음식점업은 1.3% 감소하며 6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지난 1분기 전산업·광공업·서비스업·소매판매·설비투자·건설기성의 6대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고 자평했지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다.

업종 내 격차는 지표 간 괴리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3.5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2002년 5월(103.7)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미래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의미이며, 100보다 아래면 비관적인 전망으로 읽힌다.

하지만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표 중 하나인 코스피가 급등한 점이 선행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는 1월엔 8.4%, 2월 12.1%, 3월 9.9% 뛰어올랐다. 2010∼2025년 코스피의 월별 평균 등락 폭이 약 2.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반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0.1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선행종합지수와 동행종합지수 간의 격차는 3.4포인트로 16년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지표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실물경기에서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더구나 중동사태의 영향이 아직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데이터처는 ‘3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면서 중동사태 영향에 관해 “3월은 지표가 한정돼 4∼5월에 직접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시계열 누적과 이후 전이 형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1분기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청년뉴딜 추진방안 등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