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공공기관에 다니는 맞벌이 직장인 김모(36)씨 부부는 열흘 전 남편 김씨 차량의 번호판을 바꿨다. 김씨와 부인 박모씨의 차량 번호판 끝자리는 모두 짝수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으로 홀숫날이면 모두 차량을 운행할 수 없어서다. 차량 운행 가능일이 홀숫날이면 부인은 남편의 차량을 운행하고 남편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박씨는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차량 운행이 필수인데 2부제로 등하원조차 챙길 수 없게 됐다”며 “다행히 남편 차가 구형 번호판이라 교체가 가능했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갑자기 2부제를 시행하면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중동 사태 여파로 공공기관 차량 운행 제한 조치를 시행한 지 한 달 만에 맞벌이 부부들이 차량의 번호판을 교체하는 건수가 크게 늘었다. 공공부문 차량 2부제는 지난달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서 시행됐다. 적용 대상은 약 1만1000개 공공기관 및 이들 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3만여곳이다.
4일 광주 자치구에 따르면 차량 부제가 기존 5부제에서 2부제로 강화된 4월 한 달간 광주 5개 자치구에서 번호판 숫자를 변경한 건수는 430건에 달한다. 북구가 17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구 119건, 남구 94건, 동구 27건, 광산구 16건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광산구의 경우 1건에서 150% 증가했다. 남구도 지난해 4월 48건에서 약 100% 늘었다.
2부제로 차량 운행이 어렵게 되자 주로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자구책으로 가구당 보유한 차량 두 대의 번호 끝자리 홀짝이 같을 경우 이 중 한 대의 번호판을 변경하고 있다. 2부제로 강화된 지난달부터 각 구청 관련 부서로 문의가 잇따른 데다 법적으로 이 경우 번호판 숫자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주뿐만이 아니다. 대전시의 차량 번호판 교체 건수는 올 4월 한 달간 3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6건보다 37.8%(93건) 증가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4월 137건에서 올 4월 146건으로, 부평구는 102건에서 127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대책 없는 2부제 실시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에서 전남 나주시 혁신도시로 출퇴근하는 이모(40)씨는 “승용차로 15분이면 충분히 출근할 수 있는데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한 시간 이상 걸린다”며 “2부제의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매번 공공기관 직원들만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의 방과후 강사들은 학교 차량 2부제가 생계를 위협한다고 반발한다. 한 방과후 강사는 “학교 소속 교원이 아니기에 대기실이나 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차량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일부 학교가 자의적으로 차량 출입을 막으면서 수업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10일 일선 학교에 “차량 2부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는 내용의 지침을 하달했지만 여전히 일부 학교에선 방과후 강사에게도 2부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과 임산부 등 취약계층 등록 차량도 크게 늘었다. 전체 등록 차량(1742대) 중 18%인 325대가 취약계층(임산부·유아동승·장애인)과 대중교통 미흡지역 거주, 환경친화 등 2부제 적용을 받지 않는 차량인 강원도 관계자는 “2부제 시행 이후 취약계층으로 차량을 등록하는 인원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