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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TV사업 수장 전격 교체… 中 추격 뿌리치고 부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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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사업부장에 이원진 사장 임명

콘텐츠·서비스·마케팅 전문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나설 듯

中 업체 추격에 현지 시장 철수
글로벌 TV 시장 1위 빼앗길 위기
반도체처럼 수장 교체로 ‘돌파’

삼성전자가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중국 가전 업체의 저가공세와 원재료비·물류비 상승으로 사업부 실적이 악화되자, 새로운 수장 선임을 통해 전격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고 있는 이원진(59·사진) 사장을 VD사업부장 겸 서비스 비즈니스팀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용석우(56) VD사업부장은 전자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장의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콘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다. 구글 북미 광고솔루션 총괄, 구글 코리아 대표 출신으로 2014년 VD사업부 입사 후 삼성전자 TV와 모바일 서비스 사업을 담당했다. 2024년 말부터는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고객 경험 고도화를 이끌었다. 이 사장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을 통해 TV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기존에 이 사장이 맡고 있던 글로벌마케팅실은 폐지된다. 대신 산하의 각 센터는 DX부문 직속으로 재편된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각 사업부와 전반적으로 연계된 만큼 부문 직속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023년 12월 삼성전자 최초 1970년생 사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용 보좌역은 3년 만에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노태문 DX부문장의 보좌역으로 AI와 로봇을 포함한 전자제품 사업 전반의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갑작스러운 인사를 단행한 것은 TV 사업부 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TCL과 샤오미, 하이센스,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결국 올해 중국 TV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왕좌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TCL이 일본 소니와 손을 잡고 합작 법인을 설립해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CL(3167만대)과 소니(356만대)의 TV 출하량 전망치 합계는 3523만대로, 삼성전자의 3500만대보다 많다.

수익성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물류비가 상승했고,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핵심 부품인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칩플레이션’까지 덮치면서 TV 사업부는 흑자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에서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는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비교적 선방했지만 회사 전반적으로 TV 사업의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이러한 위기 타파를 위해 기습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5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려 반도체 사업에 부진을 겪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수장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경계현 당시 DS부문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부회장이 새롭게 부문장을 맡았다. DS부문은 수장 교체 이후 경쟁력을 회복하며 조기 부활에 성공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전영현 부회장에게 기대한 것처럼 이원진 사장에게도 TV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소방수 역할을 맡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