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으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은 선거 때마다 ‘보수의 심장을 지켜 달라’ 호소했지만 정작 대구가 처한 어려운 현실 앞에서는 무책임하고 무능력했다”며 “대구시민은 의리를 지켰지만 그 믿음에 응답해야 했던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의리는 쌍방”이라며 “이제 대구시민의 굳건한 믿음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2016년 민주당 험지 대구에 파란 깃발을 꽂았던 그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지역소멸’이라는 더 큰 벽을 넘겠다는 각오다. 정계 은퇴까지 선언했지만 “우리 아들, 딸들 안 떠나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념보다 밥, 진영보다 실익”. 그는 “싸움꾼이 아니라 ‘힘 있는 여당의 일꾼’으로 나왔다”며 대구·경북(TK) 신공항, 행정통합 등 지역 숙원을 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대구 달서구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데.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지금의 수치는 오랜 경기 침체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누적된 실망이 반영된 결과다. 대구시민들의 피로감과 변화에 대한 절박함이 김부겸을 매개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은 김부겸이라고 호소드린다.”
―TK 신공항 건설 요구가 큰데.
“TK신공항은 대구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총사업비가 최소 15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인데, 8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물꼬를 트는 일이다. 신공항 건설의 조기 추진을 위해 당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 공공자금관리기금 5000억원에, 정부 특별지원 5000억원을 더해 총 1조원 규모의 추진 재원을 확보하겠다. 지자체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인 만큼 국비 지원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안정적인 추진 동력을 만들겠다.”
―TK 행정통합 해법은.
“갈등의 상당 부분은 결국 불균형·불공정·불평등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면 ‘경북 북부지역은 행정통합 이후 더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이 지역엔 바이오, 농식품,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교통망을 확충해 하나의 권역으로 촘촘히 연결해야 한다. 통합신공항과 구미·대구의 산업 고도화가 특정 지역만의 성과로 머무르지 않고, 경북 전역의 성장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 늦어도 다음 총선(2028년)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도록 하겠다.”
―대구 경제를 위한 핵심 산업은.
“기존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입혀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 수성구, 동구 등 동부권은 AI 신도시이자 연구개발(R&D) 단지로 조성하겠다. 서부권인 달서구, 달성군, 서구 등엔 미래 모빌리티, AI 로봇, 반도체, 헬스케어 등 첨단 신산업을 키우겠다. 중부권은 이 모든 활력을 담아낼 금융·문화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 이 세 권역이 맞물린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실용정책이 의리를 중시하는 시민들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대구시민들은 수십년간 한 정당을 믿었다. 돌아온 건 무엇일까.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33년째 전국 최하위다. 이젠 내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보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 마침 대통령 잔여 임기와 신임 시장의 임기가 겹치는 골든타임이다. 그 진심을 전하겠다.”
―총리 취임사에서 ‘공동체성의 회복’을 말했다. 그 마음에 변함없나.
“대구 시민들은 지역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을 길이 없어 대구를 떠나고 있다. 결국 이번 출마의 목표는 대구를 다시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세우는 일이다.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성장하는 대구, 청년이 돌아오는 대구, 시민의 삶이 무너지지 않는 대구를 만드는 것이 제가 다시 나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