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야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반(反)특검’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다.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에 우호적인 민심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권은 특검법 이슈를 선거 흐름을 바꿀 쟁점으로 판단하고 공조에 들어간 모습이다. 특검법 반대 움직임이 수도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범보수 연대전선이 어디까지 넓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이재명 셀프 면죄 특검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회동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 대통령에게 임기 중 공소 취소는 없다는 대국민 선언을 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특검법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 개혁신당에선 조응천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 등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특검이 이첩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 업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사실상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조에 나선 건 지난 3월30일 장동혁·이준석 대표의 오찬 회동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유정복 후보는 향후 연대 방침을 묻는 말에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시도지사 후보들과 시장, 군수, 구청장, 기타 지방의원 후보자들과도 연대해서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조응천 후보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헌법질서, 사법질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절박감에서 이 일을 하는 것”이라며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는 생각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반특검 움직임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 후보가 제안한 이재명 공소취소 저지 수도권 후보 연석회의에 적극 공감한다. 전국 후보들에게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영남권 시·도지사 후보들도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국무회의를 거쳐 공표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매머드급 특검’이 출범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인력은 특검과 특검보 6명,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170명 등 총 357명에 달한다. 이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2차 종합특검팀(최대 251명)은 물론 기존 역대 최대 특검인 내란 특검팀(최대 267명)을 훌쩍 웃돈다.
검찰 내부에선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상당수 검사가 이미 검찰을 떠난 데다 3대 특검팀과 종합특검팀에 파견 중인 검사만 수십 명이라 또다시 대규모 파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일선 지청 중엔 정원을 채우긴커녕 유지만 겨우 하고 있는 곳이 많고, 미제 사건은 계속 쌓여 가는데 누굴 더 보낼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검찰 조직을 겨냥한 수사를 맡게 될 특검인 만큼 수사 인력 확보 과정에서 ‘구인난’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