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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끌어올린 물가…운송비·외식 물가 ‘줄인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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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대 굳어진 기름값...수입물가 28년 만에 최대 상승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나란히 리터(L)당 2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여파가 소비자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뉴시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을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당 2009.45원, 경유는 2003.79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각각 128.36원, 125.56원 상승한 수치다. 

 

3월 평균 판매가격도 휘발유 147.41원, 경유 241.66원 오르면서, 유가 상승세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원유 가격 상승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확산되는 ‘연쇄 전이’다. 이에 따라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일정 기간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보다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여름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로, 전월(2.0%)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가 치솟자 석유류 최고가격제로 휘발유·경유 가격을 일시적으로 눌러 상승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15%, 경유 25% 수준으로 유지하며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유소 가격은 이미 2000원을 넘어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전쟁 장기화로 배럴당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지속 상회하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15%, 경유 25%로 상향 조정하고 최고가격도 각각 1934원, 1923원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고유가 충격이 단순히 주유비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공료와 운송비, 물류비, 외식 가격 등 생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자재 운송비 증가가 기업 생산비용을 끌어올리면서 향후 가공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ING는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8%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24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된다.

 

ING는 보고서를 통해 “석유류 최고가격제가 휘발유 가격 급등 억제에는 도움을 줬지만, 항공료·여행비·물류비 등 다른 물가는 이미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이 종료돼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1% 상승하며,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1.6% 상승해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는 원유 가격 상승이 산업 전반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상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수입물가는 2~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공업제품, 운송비, 외식 물가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