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5세대 실손보험’을 내놨다. 과잉진료로 보험금 지급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실손보험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필수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입원·중증질환 치료비는 적정 보장하고 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 상향 등을 통해 과잉진료로 올라가는 보험료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6일부터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금융위는 “실손보험이 보편적 의료비(급여)와 중증질환 치료비 중심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상품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했다”며 “필수적 보장은 든든하게 하면서 보험료 부담은 낮춘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6일부터 가입할 수 있는 5세대 실손보험은 실손보험의 사적 의료안전망이라는 기본적인 역할을 강화하면서 기존 보험에서 불거진 부작용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급여 부문 중 입원 치료에 대한 보장은 현행(실손 자기부담률 20%)을 유지하되 통원(외래) 자기부담률은 건강보험의 본인부담률과 연동한다. 의료기관이나 진료항목 등에 따라 본인부담률이 달라지면서 건강보험 본인부담제의 정책효과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임신·출산 및 발달장애 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는 신규항목을 추가해 저출생 시대에 출산·육아와 관련한 필수 의료비 보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비급여 부문 중 중증 비급여는 현행 보장 틀(한도 5000만원, 자기부담률 30%)을 유지한다. 또 상급·종합병원 입원 치료비의 연간 자기부담 상한(500만원)을 신설해 초과분에 대해선 실손보험으로 보장해준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과잉 이용 우려가 큰 근골격계 물리치료 등은 보장을 제외키로 했다. 미등재 신의료기술(첨단재생의료 등 포함)이나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제 등을 보장대상에서 제외해 과잉의료로 인한 지출 증가 부담을 다른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5세대 실손은 4세대 대비 약 30% 저렴해지고 1·2세대 상품보다는 최소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만큼 보험료 인하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가 실손보험 상품체계 재편에 나선 것은 기존 1∼4세대 실손보험에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의 65%가 보험금 수령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고 있는 반면 보험금 수령 상위 10%에게 전체 보험금의 약 74%가 지급되는 상황이다. 특히 2024년 기준 물리치료 등 비필수 치료가 비급여 실손 보험금의 약 50%를 차지했다.
이 과장은 “보장은 받지 못하고 보험료만 납부하는 것도 문제지만 보험금 수령의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4분의 3을 수령해간다”며 “실손보험이 과잉의료, 의료쇼핑 등 비급여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치료까지 이어지며 건강보험료 및 관련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5세대 실손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는 6일부터 16개 보험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 방문 또는 보험설계사, 보험다모아, 콜센터 등을 통해 가입신청이 가능하다. 5세대 실손 가입 시 소비자는 비급여특약 부문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본인 의료이용 성향과 보험료 부담 수준 등에 맞춰 가입 범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실손(1∼4세대)가입자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회사의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다. 5세대 전환은 별도 심사 없이 이뤄지고 계약전환을 한 이후에도 보험금 수령이 없는 경우엔 6개월 이내에 전환을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금융위는 “5세대 실손보험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며 “소비자 의견을 청취하고 손해율, 가입자 의료 이용패턴, 보험금 변동추이 등 핵심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