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등 중동 변수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 중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일정이 있느냐”는 질의에 “그러한 회담은 현재 일정에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14∼15일 이틀간으로 잡혀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방중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관련된 논의가 사실상 전무한 만큼 이 기간 중 북·미 회담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13일 미국 방문 도중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20여분간 ‘깜짝 면담’을 한 뒤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건 참 좋다. 그런데 그게 이번에 중국 가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닐 수도 있고 그 이후일 수도 있는 거 아니냐’라는 표현을 썼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백악관 당국자가 ‘현재’라는 단서를 거론한 만큼 향후 북·미 양측의 조율 여하에 따라 두 정상이 극적으로 회동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비핵화 논의가 제외된다면 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스웨덴, 영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각국과 외교 채널을 정비, 확대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강하게 희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새로운 판을 벌이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서 한반도가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해도 이번에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