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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0분이 뭐가 달라 했다가…석 달 후 완전히 달라진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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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하버드 연구팀이 밝힌 ‘10분의 과학’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에서 IT 기업에 다니는 A씨(38)는 지난 3년간 헬스장을 세 번 등록하고 세 번 모두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퇴근하면 아무것도하기 싫었다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헬스장 대신 점심시간에 사무실 주변을 딱 10분씩 걷기 시작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혈압은 135에서 122로 내려갔고,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분에서 15분으로 줄었다. 체중은 1kg 빠졌지만 그가 더 놀란 건 따로 있었다. A씨는 “살이 빠진 것보다 매일 오전이 달라졌다는 게 더 신기했다”고 말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무실 근처를 걷는 등 짧더라도 규칙적인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속속 입증되고 있다.

 

◆ 왜 10분인가?…뇌는 시작과 동시에 반응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걷기 시작 후 불과 8~12분 만에 뇌의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고 세로토닌·도파민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30분 이상 운동해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오해라는 것이다.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이 6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하루 10분의 가벼운 걷기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최대 40% 감소했으며, 조기 사망 위험도 유의미하게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하루 10분씩 걷기를 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우울·불안감은 28% 감소했고, 걷기 1회당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완전히 앉아서만 생활하던 사람이 하루 10분씩 걷기 시작했을 때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 식후 15분이 ‘골든타임’…혈당 잡는 최적 타이밍

 

걷기의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본 오사카대학 연구팀은 당뇨 전단계 환자 1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식전에, 다른 그룹은 식후 15~30분 사이에 10분씩 걷게 했다.

 

12주 후 식후 걷기 그룹의 식후 혈당 수치가 식전 걷기 그룹보다 평균 22% 더 낮았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시간대에 근육을 움직이면 근육이 포도당을 직접 흡수한다”며 “약 없이도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효과를 높이는 10분 걷기 요령은?

 

효과를 높이는 10분 걷기 요령은 △식후 15~30분 사이 △ 속도는 ‘옆 사람과 대화는 되지만 노래는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 적당하다.

 

이때 같은 시간·같은 코스로 걷는 것이 습관 형성에 훨씬 유리하다. 또 스마트 기기 대신 주변 환경을 의식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진다.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를 만든다”며 “10분짜리 걷기는 그 심리적 저항을 없애주는 것 자체로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