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의 파업 과정에서 일어난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에 법적 대응 카드를 꺼냈다.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의약품 생산 공정의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오는 등 노조의 주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일 파업 기간 중 생산 현장에 출입해 공정을 감시하는 등 조업을 방해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노조원은 업무 권한 없이 공정 구역에 진입해 직원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벌이며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를 단순 쟁의 활동을 넘어선 명백한 직무 범위 일탈이자 회사의 고유한 경영권 및 시설 관리권을 침해한 중대 위법행위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총파업을 마치고 이날부터 업무 복귀 및 정상 출근 후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공정이 단 몇 분이라도 중단되면 배양 중인 세포가 사멸하거나 목표로 하는 항체 단백질의 구조가 변질·오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연장근무나 휴일근무를 거부할 때도 수익에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가 중요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만큼 납기 준수와 생산 안정성은 경쟁력의 핵심이다. 파업으로 제품 공급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 등 고객사와의 신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이처럼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주주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뿐만이 아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인 270조원의 15%(40조5000억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을 받는 것”이라며 “이는 노조의 준주주화를 의미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미래 실적을 전제로 한 성과급 선지급 요구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2차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 글로벌 시장 확장과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해외 기술 수출 성공에 힘입어 탄력을 받은 K바이오의 성장동력이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1위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고, 노조 투쟁이 계속될 경우 국내 바이오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이른바 ‘노조 리스크’에 발목 잡힌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1분기 매출 1조1450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3373억원이었던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올해 1분기 258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