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6일 금융기관들을 겨냥해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며 “금융기관이 돈 버는 것이 능사이고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기관들의 공공성 강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융기관은 준공공기관’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아주 잘 지적하셨다. 욕먹을 일이 아니다”라며 동조의 뜻을 밝혔다.
◆李, 금융기관 공공성 강화 필요성 강조
이 대통령은 “개인 사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 수출해서 돈을 버는 것(과 달리 금융기관은) 한국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대출해 주면서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며 “당연히 반 이상은 공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등급·상위 등급만 대출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아예 대상 취급도 안 해주면서 전부 제2금융, 대부업체, 사채업자한테 의존하게 하고 그러면 안 된다”며 “서민들이 금융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 금융’이라고 하는 게 금융기관의 의무 중의 하나라는 걸 계속 주지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으로부터 포용적 금융 추진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서 “금융위가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도 “포용 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를 평가해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거나 제도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나”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이 공무원 조직의 논리에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이 재야에 계실 때 하고 싶던 일이 많았을 텐데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평소 내 생각이 잘못됐나’ 생각이 들 때가 꽤 많을 것 아닌가”라면서 “그런데 그것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금융위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큰 힘을 갖고 돈을 만지는 조직은 마귀와 정의의 최전선에 서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경도될 가능성이 크다”며 “잘 견디셔야 한다”고 재차 부탁했다.
◆매점매석·농지 투기 등 엄정 대응 주문
이 대통령은 주사기와 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 문제에는 몰수 등 엄정 대응과 신고포상금 강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매점매석하는 건 시장 질서에 혼란이 오니 물량이 묶이더라도 그냥 몰수해 버리라”라고 지시했다. 몰수와 별개로 과징금 추징과 신고포상금 상향도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지 전수조사 실시계획을 보고받고는 이 대통령은 “농사를 안 짓는 사람은 농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하는 것)’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 보유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실효성 있게 고칠 것을 지시하면서 투기 의심 농지 등에 대한 매각 명령도 현실화할 것을 주문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3대 선거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상대를 음해하기 위해 흑색선전을 하는 행위, 금품을 살포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고 표를 매수하는 행위, 공직자들의 선거 개입 행위 등 소위 3대 선거범죄에 대해서는 아주 과감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언론·野 지적 감사해야…시정 점검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언론에 보도된 산림청의 산림 훼손 복구공사 위탁 입찰 부실조치 의혹을 언급한 뒤 “몇 년 동안 했는데 그냥 넘어온 것 아닌가. 왜 그걸 언론이나 비판적인 야당 국회의원들이 자료 수집을 요구해서야 비로소 발견하나”라며 “언론이나 야당이 문제를 지적하면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민원 형태로 제기되는 의견들도 보물창고 같은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든 언론이든 시민단체든 전문가든 지적했던 것들이 어떻게 시정되고 있는지 제가 나중에 한 번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그냥 적당히 넘어가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계곡 내 불법시설 정비에 관한 재조사 현황도 질의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적발된 불법시설이 3만3000건을 넘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부터는 (신고하지 않은 사례에 대해) 감찰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다 직무유기로 수사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는 국정의 신뢰에 대한 문제이자 권위에 대한 문제”라며 “이런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면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ㅂㅅ’이라고 욕한다”고 비속어 초성까지 언급해 가며 강하게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