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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여학생 노렸나…광주 여고생 살해범 계획범행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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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준비하고 CCTV 없는 곳 물색

약한 여학생 노렸을 가능성도
범행 직후엔 빨래방서 옷 세탁
경찰, 신상정보 공개 여부 검토

한밤중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로 여고생을 살해한 20대 장모(24)씨의 범행이 우발적이기보다는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6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 A(17)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11시간 만에 체포된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여학생을 보고 범행 충동이 생겼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일면식이 없던 20대 남성에게 여고생이 살해된 광주 광산구 한 보행자도로변에 6일 국화가 놓여 있다. 광주=연합뉴스
일면식이 없던 20대 남성에게 여고생이 살해된 광주 광산구 한 보행자도로변에 6일 국화가 놓여 있다. 광주=연합뉴스

하지만 경찰은 장씨가 사전에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장씨가 범행 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며 폐쇄회로(CC)TV와 상가가 없는, 인적이 드문 곳을 골라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보다 약한 여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경찰은 범행 직후 장씨의 행동도 석연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A양 살해 직후 인근 무인빨래방에 들러 자신이 입고 있던 피 묻은 옷을 세탁해 갈아입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또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차량을 범행 장소나 장씨의 주거지와는 연관성이 없는 곳에 버렸다. 이날 장씨가 범행 당시 사용한 흉기를 찾은 경찰은 범행 이후 장씨의 이 같은 행적이 우발적이기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A양 살해에 사용한 흉기 역시 과거 자살을 결심하고 미리 구매해 둔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불특정 시민을 상대로 준비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흉기 준비 경위와 범행 장소, 이동 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계획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와 프로파일러 면담, 휴대폰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7, 8일쯤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장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7일쯤 열릴 전망이다.

 

이날 광주 광산구에 마련된 A양 빈소는 유족들의 오열과 절규로 가득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A양 아버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왜 나만 두고 가느냐”고 울부짖다가 영정 사진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다른 유족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착하고 성실해 나무랄 데 없는 아이였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A양 친구 어머니인 김모씨는 “A양 꿈이 응급구조사와 구급대원이었는데, 그걸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A양이 ‘간호사 자격증을 딴 뒤 공무원시험을 보겠다’고 했다”고 전하자 빈소는 또다시 눈물바다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