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6년간 특수학생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교사들이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교사노동조합은 교육 당국에 해당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 등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최근 교권 침해 사례가 잇따르며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교사노조는 6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학부모가 6년간 제기한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한 학교가 완전히 박살났다”며 관련 실태를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도내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특수학생의 학부모 A씨는 자녀가 1학년이던 2021년부터 현재까지 6년간 담임·특수교사들 10여명을 상대로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지속해 왔다.
A씨는 자녀가 1학년이던 때부터 교실에 자신이 상주하겠다고 요구하면서 수업 도중에 집에 데리고 가거나 수업 자료를 사전에 검열하는 등 교육 활동을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A씨의 지속적인 교권 침해로 담임 교사가 수차례 교체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2학기 담임이었던 신규 교사 B씨는 해당 학생의 돌발 행동을 제지하다 손목 인대가 파열되는 영구적 부상을 입었다. 이후 학부모의 계속되는 괴롭힘으로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한다. B씨는 중증 후유증으로 사직했다.
특수교사 C씨 역시 해당 학생으로부터 상습적인 성적 접촉과 폭행을 당했으나, A씨는 이를 ‘장애 인권’이나 ‘순수한 사랑’이라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새로 부임한 담임교사 D씨는 학교 밖으로 무단으로 이탈하려는 학생의 안전을 위해 교실 뒷문을 잠갔다는 이유로 ‘정서적 감금’에 해당하는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며 고소당해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서면 사과 등의 내용이 포함된 1호 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를 보호하려던 학교장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A씨가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로부터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 등 1호 처분을 받고도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등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남도교육감이 가해 학부모를 공무집행방해 및 무고 혐의로 즉각 형사 고발해야 한다”며 “실효성 없는 교권 보호 제도의 전면 개편과 처분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교권 보호책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현장 교사를 보호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도서관의 지난해 ‘데이터로 보는 교육활동 침해와 교원 보호’ 보고서를 보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침해 행위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달엔 전북 군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2년간 103회에 달하는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에게 교권침해 판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교권 침해를 겪고도 혼자 참고 견디는 교사들도 많은 실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권 침해를 겪고도 지역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72.3%에 달했다. 교권침해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실질적인 해결이나 도움이 되지 않아서’가 2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교육활동 침해 불복에 따른 행정심판·행정소송 부담(23.8%),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보복 발생 우려(16.3%)였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이 해당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