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우주산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의 스페이스X와 같은 대형 우주기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주산업이 기업별 개별 경쟁 구조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시장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발사체·위성·데이터·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국내 통합형 우주기업 육성론 확산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약 3000억달러(약 440조원) 수준이며, 2040년에는 약 1조1000억달러(약 136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우주기업들의 전체 매출은 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 예산 규모 역시 미국이 약 115조원 수준인 데 비해 한국은 약 1조원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우주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간 경쟁이 아닌 산업 전체 규모를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주사업의 설계·운영 전반을 통합하고 반복 발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대형 ‘내셔널 챔피언’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통해 우주 발사 비용을 낮추며 민간 우주산업 성장을 이끈 사례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약 1조7000억달러(약 250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 한화·KAI 협력 가능성 주목
국내에서는 한화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주요 우주산업 기업으로 꼽힌다. 한화는 2021년 우주사업 계열사 역량을 통합한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우주산업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발사체 사업을 확대했고, 한화시스템 등을 통해 위성 제조와 위성 영상 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수행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위성 생산시설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한화는 위성 개발·생산·발사·관제·AI 위성영상 분석 서비스를 포함한 위성 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AI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과 양산 사업을 수행하며 중·대형 위성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정지궤도복합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 본체 및 시스템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위성 플랫폼 기술 자립화를 추진해 왔다.
◆ 우주산업과 방산 결합…위성 기술 경쟁 본격화
우주산업은 방산 분야와의 연계성도 커지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우주를 포함한 통합 안보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하고 육·해·공·우주·사이버 영역을 통합한 ‘전영역 작전(MDO)’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찰위성, 통신위성, 조기경보위성 등 우주 기반 자산이 현대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통신뿐 아니라 드론 통제와 군사 통신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 등 주요국들도 군용 위성통신 체계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군이 우주 기반 안보 체계 중요성을 반영해 관련 전략 수립을 추진 중이다.
한화는 항공엔진·발사체·SAR 위성·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KAI는 KF-21 전투기와 중·대형 위성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 간 협력과 대규모 투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우주산업은 단순 제조 경쟁이 아니라 발사체와 위성, 데이터, 서비스까지 연결된 플랫폼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국내도 개별 기업 중심 구조를 넘어 대규모 투자와 통합 역량을 갖춘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