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정부, 매점매석에 ‘과징금’… 5차 석유 최고가격 2주간 동결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민생물가 특별관리 TF 8차 회의

李 대통령 대책 주문에 후속 조치
휘발유 리터당 1934원으로 유지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방안도 추진
정유업계 손실 3.5조 육박 ‘비상’
예비비의 80% 달해 보전책 난항
비중동산 운송비 지원 연장 검토

정부가 중동사태를 틈타 발생하고 있는 매점매석 행위와 관련해 과징금을 신설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 높은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민생부담 등을 고려해 5차 석유 최고가격을 8일 자정부터 2주간 동결하기로 했다.

5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시내 주유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5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시내 주유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에서 “최고가격제를 빌미로 한 판매기피 등의 부정행위가 없도록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고시는 7월까지 2개월 연장하겠다”면서 “또한 매점매석 금지 등 물가안정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신설, 포상제도 적극 활용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주사기 등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가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대상이 된) 물량을 몰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5차 석유 최고가격은 또다시 동결됐다. 이번 최고가격은 리터(ℓ)당 보통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 및 선박용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앞서 정부는 3월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그전 2주 동안 시행한 1차 석유 최고가격(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대비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린 뒤 3차례 연속 최고가를 동결한 바 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누적 인상요인에도 민생부담을 고려해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동결 여파로 손실이 급격히 불어난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입은 업계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제품별 원가를 명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국제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준 적용 시 8주간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입은 손해액은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편성한 예비비 약 4조2000억원의 8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김 차관은 “5월 중 최고액산정위원회를 구성해 정유사와 접촉하며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제와 원유 수급 감소라는 이중고가 덮친 정유업계는 생존을 위해 각종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는 23년 만에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점도가 높은 고유황 중질유다. 불순물 함유도가 높아 처리 비용이 다른 지역 원유보다 비싸다. 정부는 비중동산 원유 운송비 지원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 차관은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6월 종료 예정인 운송비 차액 지원 우대 제도 연장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4∼6월 미주, 아프리카, 유럽 등 다변화 지역에서 도입한 원유에 대해 중동산 대비 운임 차액의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를 8월까지 연장하는 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또 국제유가 오름세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할당관세 개선방안 후속조치’를 통해 8월부터 할당관세 적용 품목인 설탕의 방출 의무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당관세란 물가나 물자 수급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특정 품목의 관세를 최대 40%포인트 낮추는 제도로, 방출 의무 기간이 단축되면 할당관세 적용 제품이 더욱 신속하게 시중에 방출된다.

 

아울러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에 5개 품목(냉동고등어·냉동갈치·냉동명태·냉동오징어·냉장오징어)을 추가해 할당관세 부정행위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보세구역 반입일로부터 ‘30일 경과 시’ 가산세를 부과하던 기준을 ‘20일 경과 시로’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관세법 개정 사항을 올해 7월 세법개정안에 반영, 연내 개정 완료를 추진키로 했다.

캐나다 간 김정관 장관, 잠수함 수주 지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6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팀 호지슨 캐나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김 장관은 한국 컨소시엄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전날부터 캐나다 장관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났다. 산업통상부 제공
캐나다 간 김정관 장관, 잠수함 수주 지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6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팀 호지슨 캐나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김 장관은 한국 컨소시엄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전날부터 캐나다 장관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났다. 산업통상부 제공

관세청은 자유무역협정(FTA) 특혜세율을 활용해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관세청은 지난달 캐나다 원유 공급자를 대신해 앨버타 주 정부가 원산지 입증서류를 발급하면 한국·캐나다 FTA 특혜세율을 적용(3→0%)할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수입량(480만배럴)의 약 7배에 달하는 연 최대 3300만배럴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관세청은 이처럼 FTA 특례 지원이 가능한 제도·품목을 발굴해 수입 절차상 애로를 해소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말레이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간 단축을 추진한다. 또 나프타 대체 원료로 활용 가능한 일부 호주산 콘덴세이트에 대해서는 수입지원 방안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