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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취소권’ 넘기려는 헌재… 법원은 “큰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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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 개정안’ 싸고 충돌

헌재 “재판청구권 보장 우선” 찬성
대법 “행정처분과 체계 달라” 반대

헌법재판소가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헌재에서 행정법원으로 옮기는 더불어민주당 법안에 대해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 차원”이라며 찬성했다. 대법원은 “기존 형사사법 체계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했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이 확보한 의견서에 따르면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행정소송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연합뉴스

기소유예는 범죄행위 자체는 인정돼 기소가 가능하지만 검사가 재량에 따라 피의자를 불기소하는 처분이다.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할 경우 검찰에 항고할 수 있으며, 기각 시 90일 이내에 처분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헌재에 제기할 수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2월10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헌재 헌법소원이 아닌 행정법원 소송을 통해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헌재는 의견서에서 “사실관계 확정 및 개별 처분의 위법성이 주로 다투어지는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불복은 우선 법원 재판을 통해 위법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헌재는 헌법 해석과 위헌 여부 판단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사법시스템의 측면에서 보다 적절하다”고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 ‘신중 검토’ 의견을 국회에 냈다. 행정처는 “기소유예 등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형사사법 영역으로 일반 행정처분과 체계가 다르다”며 “그런데 검사가 기소한 사건은 형사소송 절차, 불기소한 사건은 행정소송 절차에서 각 범죄 혐의 유무를 심판하게 돼 형사사법 체계와 행정소송 체계의 경계가 허물어져 심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처분에 대한 불복을 행정법원에서 심리하게 한다는 발상은 재판체계에 대한 몰이해로 보인다”면서 “법원 재판을 취소할 수 있는 재판소원은 무리해서라도 가져간 뒤 예산과 인력을 늘려 놓고, 정작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원에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