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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책임 회피하면 심판 직면” 野 “반대 묵살 개헌, 독재 기록” [개헌안 투표 불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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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처리 놓고 충돌 지속

與 “부마항쟁 정신·균형 발전 등
공감대 형성… 선거용 말 안 돼”

국힘 “선거 없는 시기 추진해야
다수 힘 맹종 말고 대화·타협을”
의총서 표결 불참 당론 재확인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려던 여권 구상이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제동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6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은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처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이 ‘선거용 졸속 개헌’이라며 불참 기조를 고수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개헌안은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국가 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내용”이라며 국민의힘의 표결 참여를 압박했지만, 국민의힘은 “선거를 앞둔 정략적 개헌”이라고 맞섰다.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려면 10일까지 국회에서 개헌안이 가결돼야 하는 만큼, 여야 대치는 시간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불참을 ‘개헌 회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22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개헌안 불성립 사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민주주의 수호·헌정질서 보완’ 프레임과 야권의 ‘정략 개헌 저지’ 프레임이 맞붙는 쟁점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 개의 전까지 개헌안 처리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국가 미래와 헌정질서 보완을 위해 개헌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를 앞둔 정략적 개헌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과 야5당이 함께 성안한 이번 개헌안은 부마항쟁과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며 국가의 균형 발전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이미 사회적 공감대를 이룬 내용이고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개헌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은 개헌이 선거용이라고 비판한다. 균형 발전이 선거용입니까? 민주화 운동 전문 수록이 선거용입니까? 도대체 어느 내용이 선거용인지 명확히 밝히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향해서는 “개헌이라는 역사와 시대의 책임을 회피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표결 참여를 압박했다.

우 의장은 오후 본회의 개의에 앞서 한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불러 마지막으로 협상에 나섰다. 우 의장은 “여야가 정치적으로 대립할 수는 있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만큼은 정파를 넘어서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에 맞서 “일부 합의할 수 있는 내용만 갖고 하겠단 것은 누더기 개헌”이라며 “선거 날짜에 맞춰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국회에서 표결해야 한단 건 졸속”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여당은 다수의 힘으로 개헌을 밀어붙이고 공소취소도 밀어붙이려고 한다”며 “다수의 힘을 너무 맹신하지 말고 정상적인 협치가 될 수 있도록 대화의 타협이라는 정치 본령으로 되돌아와 주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주=뉴스1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주=뉴스1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개헌안 표결 불참 당론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당 소속 의원 명의의 입장문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하게 된 개헌은 예외 없이 독재와 불행으로 기록됐다”며 “개헌은 정략적 선거 도구가 돼서는 안 되며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히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에 관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에 관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본회의는 결국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국민의힘에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만 홀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개헌안 반대 근거를 설명했다. 유 원내운영수석은 “정부와 여당은 헌법 수호 책무를 다하는 게 아니라 앞장서서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형태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숙고를 거듭해 국민 뜻을 담은 올바른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22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위 차원에서 개헌안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