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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전부터 찾는다…고가에도 ‘예약 열풍’ 호텔 돌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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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돌잔치’ 수요 매년 거듭 증가
‘돌잔치 페어’에서 실제 가계약까지
‘과도한 지출’ vs ‘가치 소비’…교차
일각에서는 ‘실속형 돌잔치’ 관심도

“과거에는 돌잔치 규모가 큰 대신 옷 투자에 적은 비용이 들었다면, 이제는 규모를 줄이면서 아기 옷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더 많아요.”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의 5성급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에서 열린 ‘돌잔치 페어’에서 한 의상 업체 관계자가 이처럼 설명했다. 관계자는 “첫째 자녀부터 이후 자녀까지 돌잔치를 진행할 때마다 계속 의상을 의뢰하는 사례도 있다”며 한식당이나 호텔 등 장소 분위기에 따라 의상이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호텔의 별도 연회장에서 열린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자녀의 첫 생일을 특별하게 기념하려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돌잔치 관련 업체 제품 소개와 함께 사전 예약까지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단순 참여를 넘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중도 상당했다. 실속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잡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예년과 다른 흥행 성적을 거뒀다.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에서 진행된 ‘돌잔치 페어’에서 테이블에 놓인 답례품 모델이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에서 진행된 ‘돌잔치 페어’에서 테이블에 놓인 답례품 모델이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매년 돌잔치 페어를 운영하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 측에 따르면, 올해 행사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다. 특히 방문객 10명 중 4~5명이 현장에서 즉시 계약을 체결해 전년 대비 2배 높은 성사율을 기록했다. 사전 예약자 90%가 현장을 찾아 공간 연출 등을 꼼꼼히 살핀 후 가계약을 진행했을 만큼, 호텔 돌잔치를 향한 부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부모들의 관심 증가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객 범위를 직계 가족과 가까운 지인 등으로 줄이는 대신 음식이나 의상 등에 투자해 행사의 밀도를 높이려는 심리다. 규모는 작게 치르되 기억은 선명하게 남기려는 소비에 가깝다. 손님 수를 줄이는 대신 공간 연출과 사진, 식사 만족도에 집중하는 흐름은 동종 업계의 돌잔치 동향에서도 수치로 증명된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의 지난해 기준 프리미엄 돌잔치 진행 건수는 전년보다 30% 증가했고, 롯데호텔 서울도 같은 기간 돌잔치 예약이 20% 정도 많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족 중심 모임 문화가 확산했고, 아이 성장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려는 젊은 부모 세대의 성향이 예약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모들의 관심이 꾸준하다 보니 호텔 업계는 손님 유치에도 공을 들인다. 가족의 1박 숙박권 증정은 기본에 돌상 차림 업체 등과의 협업으로 당일 계약 시 일정 금액을 할인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펼친다. 호텔 돌잔치 예약은 대개 행사를 반년 정도 앞두고 이뤄진다고 한다. 결혼식처럼 최소 보증 인원을 정해 늘리는 것은 되지만, 보증 인원만큼 식사량을 준비하는 이유 등에서 최초 정한 보증 인원에서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일선 호텔은 설명한다.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에서 진행된 ‘돌잔치 페어’에 돌잔치 행사 예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김동환 기자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서울에서 진행된 ‘돌잔치 페어’에 돌잔치 행사 예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김동환 기자

 

다만, 자녀 인생에 한 번이라는 돌잔치 상징성과 별개로 코스 음식 메뉴 가격이 1인당 10만원대로 발생해 고물가 시대에 과도한 지출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수십만원대로 비싼 편에 속하는 아이와 부모 의상 가격도 비판에 힘을 싣는다. 돌상 연출 등을 포함한 패키지 비용이 수백만원대인 사례도 적지 않아 육아 비용 부담이 커진 시대 분위기와 맞물려 ‘돌잔치 양극화’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개인의 ‘가치 소비’라는 주장이 비판을 받아친다. 한 인플루언서의 지적 반박 영상에도 ‘1년간 고생했으니 화려하게 입는 게 뭐가 어떠냐’거나 ‘그만큼 의미가 있는 행사이니 돈을 들일 가치가 충분하다’ 등 동의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부모 행사 중심’ 지적에 대한 반박인데, 자녀의 모습이 담긴 돌잔치의 추억을 남기고픈 부모들의 마음이라고 경험자들은 강조한다.

 

가족 경험과 기록 방식이 달라진 가운데, 최근에는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가족만의 추억을 남기려는 ‘실속형 돌잔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는 호텔 대신 소규모 식사 자리나 스튜디오 촬영 중심 돌잔치를 고민하는 글도 올라온다. 한 돌잔치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의 돌잔치 행사 흐름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