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더위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유통업계의 ‘여름 메뉴 경쟁’도 한발 앞당겨졌다.
9일 서울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음료 판매액은 2019년 8조5440억원에서 2023년 11조536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단순 갈증 해소를 넘어 색다른 맛과 비주얼, 건강 요소까지 동시에 챙기려는 소비 흐름이 강해지면서 여름 시즌 음료 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스타벅스는 수박 과육과 주스를 함께 갈아 만든 ‘수박 주스 블렌디드’를 출시했다. 음료 위에는 수박씨를 연상시키는 초콜릿 땅콩 토핑을 올려 실제 수박을 먹는 듯한 식감과 비주얼을 강조했다. 회사는 이달 말 전국 매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지역 특화 음료도 확대 운영한다. ‘서울 석양 오미자 피지오’는 궁궐 연못 위 노을 색감을 형상화했고, ‘서울 막걸리향 콜드 브루’는 막걸리 향을 커피와 접목해 K-푸드 감성을 살렸다.
최근 음료 시장에서는 단순히 시원한 맛만이 아니라 ‘사진 찍기 좋은 색감’과 지역·전통 콘셉트를 결합한 메뉴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다.
팀홀튼은 보라색 참마인 우베를 활용한 음료 3종을 선보였다. 우베 라떼, 우베 콜드브루 라떼, 우베 마스카포네 아이스캡 등이다. 우베는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단맛이 강하고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해 최근 글로벌 디저트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여름철 수요를 겨냥해 1L 대용량 아이스 음료를 출시했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뿐 아니라 캐모마일·루이보스·히비스커스 등 티 메뉴까지 대용량으로 확대했다. 배달과 포장 전용 제품으로, 이동 중에도 들고 다니기 쉽도록 전용 병과 결착형 뚜껑을 적용했다.
고물가 속에서 ‘한 번 주문해 오래 마시는’ 소비 패턴이 강해지면서 대용량 음료 선호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국내 커피 시장은 성인 1인당 연간 소비량이 세계 최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될 만큼 규모가 커지고 있다.
hy는 ‘얼려먹는 야쿠르트 썸머킹’을 출시했다. 국내산 사과 품종 ‘썸머킹’ 과즙을 담아 달콤하고 상큼한 맛을 강조했고, 자체 개발 프로바이오틱스 HY2782를 100억 CFU 넣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말차 오트 빙수’를 선보였다. 제주 말차와 우유 얼음, 오트 그래놀라를 조합해 고소한 맛을 살렸고, 수박 스무디와 자두 스무디도 함께 출시했다. 여기에 단팥 인절미 빙수, 애플망고 빙수 등 여름 시즌 메뉴도 확대 운영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설레임 쿨리쉬 벨지안 초콜릿’과 ‘설레임 쿨리쉬 멜론소다’를 새롭게 내놨다. 기존 설레임보다 미세 얼음을 더해 시원한 식감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여름 음료 시장 키워드로 ‘컬러’, ‘대용량’, ‘얼려 먹는 경험’을 꼽는다.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수준을 넘어, 더위를 피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놀이와 취향 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소비자들은 음료를 고를 때 맛뿐 아니라 건강과 기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는 음료 선택 시 건강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65.7%에 달했고, 당류를 조절하려는 비율도 62.1%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름 메뉴가 빙수와 아이스커피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색감, 기능성, SNS 인증 요소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더위가 빨라질수록 시즌 메뉴 출시 시점도 점점 앞당겨지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